장류산업 발목 잡은 ‘저염식’의 민낯
장류산업 발목 잡은 ‘저염식’의 민낯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5.04.20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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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한국장류산업 발전을 위한 수출 확대 및 진로 제안’이란 주제의 미니포럼에선 정부 부처 간의 이해관계에 따른 저염식의 민낯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이승규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진흥관 사무관은 지난 몇 년간 식약처가 주도적으로 펼치고 있는 저나트륨 캠페인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저나트륨 캠페인의 취지는 십분 이해하지만 나트륨을 얼마만큼 섭취하면 안 좋다는 식의 단편적인 사고방식은 동감하지 않는다”며 “사람에 따라 체질이 다르듯 음식에 따라 나트륨의 적정 섭취량도 달라질 수 있고 음식의 기능성도 고려해야 하는 복합적인 문제를 일률적인 저나트륨 캠페인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011년부터 수면 위로 올라온 저나트륨 캠페인은 우리 국민 대다수가 WTO의 나트륨 섭취 권고 기준을 크게 벗어났다는 조사결과가 발단이 됐다. 식약처가 국민 건강 증진이란 대전제를 목표로 한다면 저나트륨 캠페인은 좋은 취지다. 다만 이 사무관의 지적처럼 나라마다 갖고 있는 고유의 식문화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잘 알다시피 우리의 식문화는 소금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김치부터 젓갈, 장류는 물론 국에도 소금이 들어간다. 단지 나트륨이 높다는 이유로 멀리해야 한다면 우리의 전통 식문화를 부정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저나트륨 운동에 대해 업계가 이상하리만치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되레 더 건강한 저염식 제품을 내놓았다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물론 이들의 행보에 딴지를 걸고 싶진 않지만 자칫하다간 기존의 제품을 스스로 부정하는 제 살 깎아 먹기가 될 수도 있다. 더욱이 다양성의 시대라는 현대 사회의 트렌드와 동떨어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미니 포럼에 참석한 한 청중은 “미래 고객인 어린이들이 장을 먹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도와주지 못할망정 훼방을 놓고 있다”며 “내수가 안 돼 수출로 타개한다지만 내수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장류산업은 장기적으로 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참 늦었지만 저염식의 민낯이 이제라도 공론화된 만큼 유관 부처 간의 지혜가 한데 모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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