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회에서 외식업계 살아남기
메르스 사회에서 외식업계 살아남기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5.06.26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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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이지훈(40·서울 동작구) 씨는 지난 15일 저녁 동창 모임을 취소했다. 지방 출신인 이씨는 충북 C고 재경동문회 총무를 맡고 있다.

그는 동창들이 메르스 사태가 진정된 후로 모임을 연기하자고 하는 바람에 식당 예약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일이 이달 들어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메르스라는 신종 전염병이 돌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보건당국은 메르스가 증상을 보이는 환자와 가까운 거리에 있을 때만 감염된다고 홍보하거 있으나 국민 대다수는 이 말을 믿지 않는다.

보건당국은 평택성모병원에서 벌어진 대량 확산에 대해 에어컨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타 병실까지 이동했다고 밝혔으나 며칠 안 돼 당시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보건당국의 부실한 대응과 앞뒤 안 맞는 해명이 국민의 불신을 부추기고 있다. 이런 불신에서 비롯된 경제·사회적 피해는 엄청난 규모다. 특히 외식업계는 갑자기 떨어진 매출에 별다른 대책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외식업계는 요즘 “메르스 때문에…”라는 탄식이 그치지 않는다. 한 중견 외식 프랜차이즈업체 관계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쁜 메르스’라는 글을 자주 올린다.

해당 프랜차이즈업체는 일찌감치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했으나 전국 각 지역으로 배송하는 식자재가 크게 줄었다. 

“메르스 때문에…”라는 말을 좀 더 정확히 표현한다면 “메르스에 대한 지나친 공포 때문에…”가 더 정확하다. 각종 모임과 행사, 식당 예약을 취소하는 까닭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메르스 환자가 있을까 걱정하기 때문이다.

메르스가 수인성 전염병과 같이 먹을거리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꺼림칙한 마음에 일단 피하고 보자는 심사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아무리 순댓국집에서 가족 식사를 하는 정치적 이벤트를 벌여도 국민 마음은 바뀌지 않는다.

보건당국이 음식점에서 메르스에 감염될 위험성이 전혀 없다고 주장해도 소용이 없다. 이미 국민의 믿음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외식업계 스스로 나설 수밖에 없으나 이마저 조심스런 입장이다.

C외식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공연히 안전을 장담하다 감염자가 생기는 불상사가 생기면 타격이 더 오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저 손세척제나 체온계 등을 갖추는 수준에서 고객을 안심시키는 방법밖에 없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제 외식업계 스스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고객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안심하고 외식을 즐기라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

하다못해 음식점 입구의 POP 광고물을 통해서라도 ‘메르스 걱정 떨치고 방문해 달라’고 홍보해야 한다. 외식 프랜차이즈의 경우 한시적인 할인행사를 통해서라도 고객을 끌어들이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외식업계를 도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격언이 새롭게 다가오는 메르스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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