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w how? No how!
Know how? No how!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5.10.3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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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원 한국방송대 관광학과 교수/외식테라피연구소장
▲ 김철원 한국방송대 관광학과 교수/외식테라피연구소장

며칠 전까지 동네 어귀에 있던 전국 규모의 치킨 체인점이 문을 닫았다. 오늘 아침에 보니 그 자리에 새로운 브랜드의 체인점이 들어설 것이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그 길 건너편에는 ‘점포 임대’라는 초라한 인쇄물이 붙은 빈 점포가 눈에 들어온다. 평소에 길을 다니면서 특히 외식사업 관련 점포들을 눈여겨보는 습관이 있는데 요즘 들어 부쩍 폐업과 창업 그리고 빈 점포들이 늘어난 것 같다.

여기저기에 음식점들은 넘쳐나는데 정작 먹을 만한 맛집이 없다는 손님들의 불만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가는 현실 속에서 과연 맛있는 음식은 방송 프로그램에서나 즐겨야 할지 씁쓸하기조차 하다. 과연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며 먹는 집과 온 종일 파리만 날리는 집의 차이는 뭘까? 성공하는 맛집의 노하우(know how)는 무엇이며 실패하는 집에는 아예 맛을 내는 방법조차 모르는 노하우(no how)만 있기 때문은 아닐까?

세계적인 외식기업들은 모두 자기네 상품 개발에 필요한 연구(R&D 센터 등)부서를 갖고 있다. 햄버거 대학이니 치킨 대학이니 하는 기관에서 자체 상품의 품질 개선과 신상품 개발 등 미래 지향적인 연구에 박차를 가하며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추구하는 것이다. 일반 자영업자들보다 투자규모가 크지만 그래도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선호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본사의 지속적인 상품 개발과 품질에 대한 연구가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의 대표적인 업종 햄버거 체인점을 눈여겨보면 시시때때로 신제품이 출시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각종 광고 매체는 물론이고 매장 곳곳에 새로운 상품에 대한 안내가 즐비하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뭔지는 몰라도 그 가게가 늘 새롭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신선함을 느끼게 된다. 그런 노력이 결국 소비자로 하여금 그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갖게 하는 것이며 특별한 맛은 못 느낀다 해도 다시 찾게 만드는 비결이 되기도 한다.

그에 비해 자영업자들의 사정은 어떠한가? 매장 운영과 사업에 관한 모든 일을 혼자서 도맡아 해야 하기 때문에 정작 중요한 메뉴 개발과 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은 늘 뒷전이기 일쑤다.

매일 처리해야 할 일들이 산재해 있고 늘 같은 일들이 반복되다보니 아무리 중요하다고 얘기해도 할 시간이 없어서 못하는 것이 솔직한 변명이다. 또는 아전인수 격으로 내가 하는 것이 제일 맛있고 손님들이 그 맛을 몰라준다며 개선의 의지조차 없는 경우도 있다. 아니면 어디가 맛있는 곳이라 해서 찾아가 거액의 비용을 주고 소위 비법을 전수받아 오는 집도 있는데 이상하게 그 집과 같은 맛이 안 나는 게 참으로 속상하단다. 마음은 늘 발전하고 싶지만 일상에 쫓겨 미루고 미루다 보니 나아지는 것 하나 없이 연일 악순환의 반복일 뿐이다.

그렇게 몇 년을 하루같이 지내다보니 사람이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어 결국에는 가게를 포기하기에 이르는 것이다.

규모가 크던 작던 간에 사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고 점점 발전하는 사업주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연구개발에 일정 시간과 노력을 할애한다는 것이다. 맛있다는 집은 빼놓지 않고 다니며 그 맛을 재현하는 것에 몰두하고 경쟁 업소보다 더 좋은 맛과 품질을 만들어 내기 위해 밤샘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노하우를 모르는 사업주들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그것을 위해 직접 뛰어다니고 실행하는 사업주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당신이 사업주라면 일주일 혹은 한 달에 하루라도 가게 문을 닫고 메뉴 개발과 가게 발전을 위한 연구에 과감히 투자할 수 있겠는가? 하루 몇 십 만원의 매상을 포기하고 문을 닫는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초기의 매출 손실을 감수하고 과감히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버텨낼 수 있는 사업주라면 그런 투자가 훗날 생각지 못한 성공 신화로 보답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성공 맛집을 꿈꾼다면 자신에게 특별한 노력이 없었다는 ‘노하우(no how)’를 깊이 반성하고, 누구도 못 따라할만한 자신만의 ‘노하우(know how)’를 얻기 위해 과감히 연구개발에 투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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