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소비패턴의 중심 ‘가성비’
불황형 소비패턴의 중심 ‘가성비’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6.01.1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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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경기대 관광전문대학원 교수/한국관광연구학회 회장
▲ 김기영 경기대 관광전문대학원 교수/한국관광연구학회 회장

지난해는 유난히도 사회적인 사건사고와 문화적 이슈가 많았던 해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 대표적인 예가 5월에 시작된 메르스 사태였다. 국내외 여러 분야에서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엄청났을 뿐 아니라 전 국민의 일상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든 불신과 불안감은 국가기반이 흔들릴 정도까지 확산됐다.

정부를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 소비시장은 더 할 나위 없이 암흑기가 된 것이다. 심각한 내수 부진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와 한해 천만 명이 넘었던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겨 국내경기는 하염없이 추락해 버렸다.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점차 회복세를 보이긴 했지만 그 누구에게도 직접 피부에 와닿는 뚜렷한 체감지수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더욱이 중국을 주축으로 신흥국의 경기마저 부진을 면치 못했으며, 미국 등 선진국의 경제도 특이할 만한 이슈가 없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국내경기는 계속 장기 불황의 늪을 헤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시장과 시장경제를 뒷받침하는 패러다임의 변화는 곧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그러나 소비의 주체가 존재하는 한 생산과 유통, 소비의 3분법은 지속적으로 발전한다. 빠르게 퍼져나가는 바이러스처럼 국내경기가 회복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소비시장은 활성화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남아 있다. 그러나 국내 경제에 대한 전망은 매우 부정적이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렇듯 장기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나타나는 소비자의 소비패턴 중의 하나가 바로 ‘가치소비’다. 즉 소비의 핵심은 절대가치가 기준이 되는 것이고 가격 대비 성능과 품질이 공집합이 된 셈이다.

이는 탄탄한 정보력으로 무장한 소비자들끼리 서로 소통과 경험을 공유하고, 자신만의 가치가 부여될 수 있는 제품만을 선택하는 다각적 안목을 갖춘 소비계층이 확산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가격과 성능의 대비를 의미하는 ‘가성비’패턴이 불황기의 소비유형에서 중심의 축을 잡고 유명 브랜드보다 제품의 품질을 더 따지는 합리적 소비로 기울고 있는 것이다.

‘대륙의 실수’라고까지 불렀던 중국의 대표적인 스마트폰 샤오미는 창업 4년 만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세계 3대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우뚝 자리매김한 것이다.

삼성과 애플이라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을 넘어설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바로 가성비였다. 브랜드 인지도는 낮았지만 저렴한 가격에 그 이상의 품질가치를 제공한다는 입소문이 소비자 사이에 퍼지면서 IT업계의 신데렐라가 됐다. 저렴한 가격에 적정 수준의 품질로 소비가치가 충족된다면 어떤 제품이든 과감하게 선택하고 지갑을 여는 소비가 증가하면서 국내시장의 대응도 가성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경제가 지난 12월 업체의 판매실적과 소비자들의 인지도 등을 바탕으로 히트상품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가성비 제품 몇 개를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띠는 제품은 ‘짜왕’이었다. 식품업계의 최대 인기상품으로 꼽힌 짜왕은 출시 8개월 만에 1억 개 이상이 팔렸다. 그 이유는 바로 제품의 품질을 혁신적으로 개선하고 중국집 4천 원짜리 짜장면보다 1500원 짜왕이 더 맛있었다는 평가에서 나온 결과다.

또한 쿠팡은 배송 직원을 직접 채용해 배송 속도와 서비스 질을 높인 로켓배송으로 인기를 끌었고, 저가커피전문점인 빽다방과 편의점 자체상표인 PB상품들은 가격 파괴 전략을 앞세워 지속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더 이상 유명브랜드가 약속하는 가격과 품질에 집착하지 않고 자신에게 그 제품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가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적정수준 이상의 품질이 보장되고 절대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절대가치를 계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이성적 마음을 확실하게 사로잡을 수 있는 기업이야말로 미래 소비시장의 무대를 사로잡을 수 있는 복면가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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