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식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무단으로 중국 현지에서 사용하거나 상표출원하는 사례가 도를 넘고 있다.<본지 2월1일자 6면 참조>
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무단 선점된 한국 상표만도 304개 기업, 1천 건이 넘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상표는 또 얼마나 되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최근 한류와 함께 중국인들이 대거 한국여행을 다녀오는 과정에서 인지도가 높아진 한국 외식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주요 대상이다.
대부분 인기 브랜드의 로고를 비슷하게 만들어 글자만 살짝 바꾸는 식으로 변형하는가 하면 한글·영문·중문을 혼합해 짝퉁상표를 만들어 내고 있다. 중국에서 외식브랜드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무단 복제나 짝퉁은 매우 흔한 일이다.
도용 브랜드 매매 나선 중국 상표 브로커
더욱 심각한 일은 한국의 외식프랜차이즈와 유사한 짝퉁 브랜드를 만들어 중국 국가공상 행정관리총국에 등록, 매매하는 전문 업체나 상표 브로커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확인된 업체만도 16곳에 이르는데다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 중 한곳은 이미 한국 기업 240여 곳의 350개 상표권을 무단으로 출원,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BI는 물론이고 등록번호, 업종과 함께 브랜드 판매가격까지 공개하고 있다. 브랜드 거래가격은 대략 3만 위안(한화 약 540만 원)에서 6만 위안(약 1080만 원)에 불과하다니 참으로 헐값에 판매되는 실정이다.
한국 외식기업 브랜드나 혹은 유사 브랜드를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현지인이 등록하게 되면 정작 브랜드 소유업체가 진출할 경우 상표권을 행사할 수 없다. 현지 진출이 불가능해진다는 얘기다.
이미 피해를 입고 있는 국내 외식기업이 크게 늘어 대책이 시급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지난해 중국 상해에 진출해 대박 행진을 하고 있는 설빙의 경우도 오픈 직후 인근에 유사 브랜드가 생겨나 BI는 물론, 상품까지 모방한 뒤 가맹점 모집에 나서는 등 큰 피해를 입고 있지만 뾰죽한 대책을 마련할 수 없는 것이 현지 사정이다.
이밖에 한국 외식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모방해 상표출원을 하고 실제 브랜드처럼 행세하며 체인점을 모집하는 기업도 있다. 한국 외식 브랜드를 모방한 짝퉁은 앞으로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외식 브랜드 무단 사용 예방 대책 세워야
중국 현지의 한국 외식기업 혹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무단 사용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 온 일이다. 중국 교포들이 한국에 들어와 생활하다 귀국해 외식업에 진출하는 경우 생각 없이 한국의 인지도 있는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하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한류의 확산과 함께 한국 외식프랜차이즈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중국 외식시장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짝퉁 브랜드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브랜드의 도용이나 상표출원은 중국뿐만 아니라 동남아 등 해외시장 전반에 걸쳐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를 막을 수 있는 특별한 방안이 없어 안타깝다.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해외진출을 계획하는 국가에 미리 상표출원을 하는 일이다. 중국 현지에서 무단 상표등록 등 다양한 피해를 입은 국내 외식프랜차이즈기업들이 현지에서 법적대응을 하고 있지만 승소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 입었던 다양한 피해사례는 물론이고 실제로 겪을 수 있는 각종 사례를 모아야 한다. 이를 해외로 진출하는 외식프랜차이즈기업들이 충분히 숙지토록 해 예방에 나설 수 있도록 미리미리 대책을 세우는 일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