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시대의 식품산업
저성장시대의 식품산업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6.02.1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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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영 한국식품연구원 식품기능본부 책임연구원
▲ 권대영 한국식품연구원 식품기능본부 책임연구원

중국의 경제 하락 우려 때문에 세계 각국이 그 여파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GDP 성장률은 6.8%로 11년 만에 7%에 도달하지 못했다. 중국의 저성장세 때문에 국제 원유현물시장에서 수요가 많지 않아 국제 유가도 한 때 20달러가 붕괴될 위기에 처하면서 세계경제는 패닉상태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경제 성장률이 2.7%대로 3% 성장을 넘지 못했다. 지난 4년간 3%대의 벽을 한 번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16년에도 저성장기조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IMF때나 금융위기 때 우리 경제를 그나마 든든하게 지지해줬던 부분이 수출인데 수출도 지난해 2014년도에 비해 5.2%가 줄어 5300억 달러 수준으로 뒷걸음질 쳤다. 그야말로 국가 위기 수준에 이른 것이다.

우리나라 식품산업 수출량도 줄어 지난해 60억 달러를 근근이 넘는 수준이었다. 박근혜 정부가 목표로 하는 식품산업 수출 100억 달러 달성 목표는 참 요원해 보인다. 우리나라도 오래 전에 저성장시대로 돌입했다.

필자는 10여년 전부터 고령화시대와 저성장시대를 대비해 우리 식품과 농업문제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정책적 제언을 한 바 있다. 특히 성장시대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자고 강조했다. 또한 식품을 농업이나 산업과 같이 생산적인 측면에서 바라보지 말고 소비자적 측면에서 바라볼 것을 요구했다.

식품을 기술과 제품적인 측면보다 가치와 전통 등 문화적인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수없이 지적했다. 식품산업은 기술은 물론 전통적인 가치와 창조적인 콘텐츠가 융합된 창조경제의 핵심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아 유감이다. 저성장시대는 우리가 피한다고 오지 않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국토가 작고 인구가 적은 나라는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비해야 한다.

저성장시대는 성장시대의 프레임인 생산, 개업, 창업, 제품만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경제의 주체도 될 수 없다. 성장시대는 경쟁시대다. 자본과 노동, 땅 등이 경쟁 생산에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저성장시대에는 경쟁이 아닌 공유, 일이 아닌 삶, 제품이나 기술이 아닌 그 속에 숨어 있는 가치와 콘텐츠를 찾아야 한다. 과연 우리가 이러한 가치에 대해 서로 나누고 소통하려는 노력을 해왔는가? 특히 정책에 관여하는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아직도 산업적인 마인드에 빠져 있다.

농식품산업은 산업 생산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우리나라 식품산업은 생산자원이 아닌 소비자원의 다양성 측면과 5천년 농경역사의 문화적 측면, 발효기술의 전통적 가치 측면 등에서 세계 어느 나라에 비해 떨어지지 않은 잠재력을 갖고 있다. 아직도 수많은 기업이 새로운 제품개발과 생산이 큰돈을 벌 것이라고 믿고 많은 자본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가? 얼마나 많은 기업이 쓰러지고 있고 식당이 문을 닫고 있는가.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제는 우리가 현실(제품과 시장)을 어떻게 지속 성장할 것인가에 대해 지략과 투자를 모아야 할 것이다.

제품개발과 외식업소의 개업과 창업이 아니라 지속 성장이 중요하다. 단언컨대 저성장시대에서는 식품산업에서 블록버스터 제품은 나오기 힘들다. 이 엘도라도의 블록버스터 성을 더 이상 찾아 해매지 말자.

더불어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을 더욱 새롭게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갖고 있는 가치와 시스템을 혁신해 그 이면의 전통적 가치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영국이나 일본 모델이 아님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한국 고유의 저성장시대의 식품산업 발전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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