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잘 한 버거킹에 씁쓸한 두산
장사 잘 한 버거킹에 씁쓸한 두산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6.02.26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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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A시장에서 홍콩계 사모펀드에 2100억 원대에 팔린 버거킹을 두고 업계 호사가들은 “단기간에 잘 치고 잘 빠졌다”는 평가 일색이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2012년 11월 두산이 버거킹을 매각했던 1100억 원과 비교해보면 3년 만에 금액을 2배로 키워 팔았다. 

현재 경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두산그룹에게 이러한 결과는 어떻게 비춰질까. 아마도 씁쓸하기 짝이 없는 뒷맛일 것이다. 당시 중공업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겠다며 외식사업의 전면 철수를 단행했을 때 다수 언론들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찬사를 아낌없이 보냈다. 

하지만 경기에 따라 현금 유동성이 불투명한 중공업 특성상 외식사업의 철수는 결국 판단 미스로 돌아왔다. 아무리 외식업이 경기에 민감한 종목이라 해도 꾸준한 소비가 뒷받침되는 만큼 경쟁력 강화를 우선하는 것이 현명했을 것이다.  

사실 두산의 아쉬움은 버거킹에 국한되지 않는다. 두산은 지난 1996년 한국네슬레와 한국3M 매각을 시작으로 코카콜라, OB맥주, 처음처럼, KFC 등 소비재 사업부를 지속적으로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과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고려산업개발(현 두산건설), 미국 소형 건설장비 회사인 밥캣의 인수비용으로 투입됐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후 중국 건설기계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자 두산그룹은 위기를 맞게 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내 굴착기 시장 점유율은 2010년 15%에서 최근 7~8%로 반토막났다. 

두산은 경영의 어려움이 지속되자 최근 청년층까지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시켜 지탄을 받고 있다. 만약 두산이 식음료 등 소비재 사업부를 완전히 정리하지 않고 일부라도 남겨뒀다면 지금쯤 캐쉬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두산이 20년 만에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따내며 B2C 사업을 재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타산지석이랄까. 다수의 대기업들이 식음료 및 외식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애착을 보이는 것도 십분 이해가 간다. 대대적인 규모 확대는 어렵더라도 꾸준함이 있다는 것, 외식업의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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