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M&A와 변화의 노력
외식 M&A와 변화의 노력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6.07.11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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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올해 창간 2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획특집을 진행하고 있다. 20년지기 정기독자를 만나고, 지난 20년간 신문에 보도됐던 굵직한 이슈들을 다시 살펴보고 있다.

또 현재로 눈을 돌려 식품·외식업계의 중요한 ‘화두’인 푸드테크도 살펴봤다. 특별히 이번호에는 지난 20년간 이뤄졌던 주요 외식업체 M&A(인수합병)의 역사를 지면을 통해 살피는 기획을 마련했다.

신동방이 1997년 인수한 ‘코코스’, CJ푸드빌이 2001년 인수한 ‘판다로사’, 그로웰딩스가 2002년 인수한 ‘칠리스’, 화장품 업체 소망화장품이 2004년 사들인 ‘우리들의 이야기’, 국내 패밀리레스토랑 전성기를 이끌었던 ‘베니건스’(2010년 바른손 인수) 등 많은 브랜드가 추억 속으로 사라져갔다. 사업을 중단하지는 않았지만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브랜드도 꽤 많다.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비관적인 전망과 게으른 의지를 갖는 업체는 없다. 하지만 경영상 판단 착오, 트렌드의 변화, 경기 침체, 외식 경영 전문성 부족 등 여러 이유로 사업을 접어야 했을 것이다.

사라져간 브랜드를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눈에 띈다. 당대 트렌드만 고려한 인수, 외식 전문성이 떨어지는 대기업의 ‘묻지마 인수’, 현금 유동성만 노린 경우, 변화하는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한 노력이 게으른 곳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 이들은 외식경영이 그리 만만하지 않다는 교훈을 남겼다.

반면 새 주인을 만나 현재도 활발하게 운영 되는 곳은 경영 혁신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bhc는 2013년 씨티그룹 계열 사모펀드에 인수된 뒤 현재 전성기를 누리고 있고 버거킹은 기울던 실적이 반등하면서 올해 초 비싼 값에 새 주인을 만났다. 카페베네도 우여곡절 끝에 새 경영진을 만나 쇄신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열거한 예는 모두 사모펀드가 인수한 경우지만 사모펀드 성격을 떠나서 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되새기게 한다.

기획을 준비하면서 M&A의 경우는 아니지만 한국에 소개됐던 많은 외국 브랜드들의 쇠퇴사도 볼 수 있다. 웬디스햄버거, 데니스, 피자인, 우노, 플래닛할리우드 등이다. 주로 미국의 브랜드들이다.

미국과 세계적인 유명세를 등에 업고 한국에 진출했지만 시장 반응은 차가웠다. 브랜드 인지도만 믿고 현지화를 소홀히 했거나 한국 시장 조사없이 성급하게 들어온 결과라는 분석이다. 특히 토종 브랜드가 장수하는 것을 보면 입맛에 맞는 메뉴가 얼마나 절실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

입맛만큼 보수적인 것도 없다고 한다. 어머니가 해준 음식이 가장 맛있는 것은 그 맛에 길들여졌기 때문이고 거의 모든 생활양식이 서구화된 한국인도 입맛만큼은 아직 보수적이다. 아무리 유명한 해외 외식 브랜드가 상륙해도 한국인 입맛에 맞지 않으면 외면 받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반대로 한식의 세계화도 그만큼 지난하고 어려운 일이다. 외국인의 입맛을 바꾸려 들기 보다는 한식의 다양함을 지속적으로 알려나가는 일이 필요하다. 해외에서 성공한 외식기업의 공통점은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소비 트렌드 분석을 통한 지속적인 변화와 현지화가 중요함을 식품외식경제 20년 뉴스를 살펴보며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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