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와 한식│정체성을 세우는 것이 시급하다
한류와 한식│정체성을 세우는 것이 시급하다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6.08.1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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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영 한국식품건강소통학회장
▲ 권대영 한국식품건강소통학회장

요즈음 우리나라는 한류(K-wave)라는 키워드에 사로잡혀 있다. K-pop을 위시해 K-fashion, 한식(K-food) 등이 대표적이며 심지어 한옥, 한지, 한글 등도 오르내린다. 올림픽 기간에는 체육 한류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한다.

최근 문화산업교류재단이 해외한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해외서 가장 인기 있는 한국문화 콘텐츠는 한식과 K-pop이었으며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문화콘텐츠 1위는 한식(46.3%), K-pop(39.0%), K-fashion・Beauty(35.8%) 순으로 나타났다.

한식은 전통성과 역사성, 건강성 측면에서 문화 콘텐츠가 대단히 풍부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히 1위가 지속될 것이다. 이러한 중요성에 비춰 정부에서도 한식의 중요성을 인식해 한식재단을 설립, 한식의 세계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한식이 세계에서 과연 경쟁력이 있을까? 하고 의구심을 보내는 사람도 많다. 정부주도의 한식세계화 사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도 있다.

분명한 것은 한식이 세계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음식에는 틀림이 없다는 것이다. 한식은 우리나라에서 5천년 이상된 무궁한 농경사회의 결집물이다. 한식에 대한 역사적・문화적 콘텐츠는 매우 풍부하다. 한식이 한류 콘텐츠로 각광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세계 어느 나라에서 따라올 수 없는 다양성과 독특성에 있다.

우리나라와 비교될 수 있는 중국은 원료적인 측면에서 우리보다 더 다양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조리적인 측면에서 다양하다고는 볼 수 없다.

중국요리는 튀기거나 기름에 볶는 등 몇 가지 요리법이면 다할 수 있다. 반면 한국은 데치고, 삶고, 끓이고, 볶고, 무치고, 지지고, 부치고, 조리고, 찌는 등 수많은 조리법이 적용된다. 이 부분에서 우리 음식이 전 세계 가장 다양성이 높은 음식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자연과학의 발달로 세계 어느 식품보다 한식이 건강하다는 기능성이 증명되고 있다. 한식은 역사・문화적인 기반 아래 기능적인 현대과학 콘텐츠가 결합된 음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한식의 우수성의 실체를 많은 식품 관계자들이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한식 세계화 사업이 관주도 사업이 되면서 경계의 목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어느 정도 정부의 힘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이런 지적에 대해서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민간의 의견은 다양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들을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관주도의 효율성을 강조하다보면 다양한 한식의 장점을 살리지 못할 수 있다. 김치공정을 표준화하는 것이 김치세계화를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관주도의 발상이다. 이는 우리나라 대표 음식인 김치 하나만 살리겠다는 일차원적인 발상으로 우리 전통 김치 산업을 뿌리째 말살하는 정책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우리 술은 관주도의 표준화와 술 세수 정책 때문에 전통술의 근간이 흔들렸던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관 주도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식 세계화 사업 같이 다양성이 요구되는 것은 민간의 의견을 모두 수렴해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기회에 한식 세계화의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요즘 세계화는 너무 홍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아 아쉽다.

무엇(본질)을 세계화할 것인가? 어떻게 세계화할 것인가?를 깊이 생각할 때다. 한식 세계화 사업이 진정 한식의 홍보인가? 그들이 요구하는 한식의 진정한 이해를 위한 일인가? 따져야 한다. 본질이 이해되지 않은 홍보는 생명력이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 한식의 본질과 가치를 지니지 않은 현지화는 세계화가 아니라 자칫 그대로 그 나라에 융화될 수 있다. 우리나라가 거대한 중국의 옆에서 수천 년 동안 한식의 가치를 지킬 수 있었던 조상들의 지혜를 본받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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