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공룡’ 카카오의 음식배달 사업 진출 유감

이정희 기자l승인2016.11.07l9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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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대리운전, 택시, 헤어숍 예약 등 다각도의 O2O사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음식배달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카카오는 지난 7월 19일 주문 중개 플랫폼 기업인 씨엔티테크의 지분 20%를 취득했다. 씨엔티테크는 온라인 주문 시 해당 데이터를 매장의 판매시점관리시스템(POS)에 바로 전송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80여 개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주문 중개를 담당하고 있으며 총 3만6천여 곳의 매장에서 연간 8천억 원의 거래량을 만들어내고 있다.

카카오가 배달 시장에 뛰어든다는 소식이 업계에 전해지면서 배달의민족, 배달통, 요기요 등 기존 음식배달 O2O업체들의 한숨이 늘었다.

2010년 론칭한 우아한형제들의 대표 서비스 배달의민족은 소상공인들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받는다는 비판과 2014년 150억 원, 지난해 249억 원의 영업 손실 등 5년여 간의 적자운영을 거쳐 올해 첫 반기흑자를 냈다. 이는 배달의민족이 지난해 8월 대대적으로 수수료 폐지를 결정한데에 따른 성과이기도 하다. 현재 음식 배달 시장은 15조 원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로 성장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대리운전 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 미용실 예약 서비스 ‘카카오헤어숍’, 제주 농축산물 판매 중개 서비스 ‘카카오파머 제주’ 등 다양한 분야의 O2O사업에 발을 디뎠지만 ‘카카오택시’ 외에 이렇다 할 수익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흑자 가능성이 큰 사업으로 만회하려는 전략이 아니냐”며 스타트업 몇 곳이 수년간 적자를 감수해가며 개척해놓은 음식배달 O2O시장에 카카오가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뛰어든다는 소식에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지난달 17일에는 카카오의 음식배달 사업 진출과 관련한 기사가 보도됐다. 해당 기사에는 출시예정 시기와 더불어 카카오톡 메뉴 내 ‘더보기’ 탭을 통해 관련 콘텐츠가 추가될 것이라는 구체적 예시까지 제시됐다.

카카오 측은 기사가 게재된 후 9일여만인 26일, 또다른 기사를 통해 씨엔티테크에 지분 투자를 한 것은 맞지만 서비스에 대한 출시 계획이나 상품화는 논의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카카오 관계자를 통해 직접 확인한 결과 실제로 음식 배달 사업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배달의민족의 수수료 폐지 결정에 이어 요기요 또한 월 4만 원만 내면 추가 수수료를 내지 않는 월고정비 제도를 도입한 상황에 따라 사업방향의 재정비가 이뤄지고 있지 않을지 예측되고 있다. 사실상 카카오가 음식배달 사업에 진출할 경우 기존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을 통한 파급력이 상당하다.

업계에 알려진 바에 의하면 카카오의 음식배달 서비스는 문자만으로 주문이 가능한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전화 주문을 꺼리는 젊은 층이 대거 몰릴 수 있다. 또한 입점 업체 수수료를 제하더라도 카카오페이를 통한 제휴 카드사 수수료, 모바일 광고 등 수익모델이 다양하다.

향후 카카오의 음식배달 사업 진출이 확정되고 나면 스타트업으로 일궈놓은 시장에 ‘자본 공룡’이 뛰어드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의 선도자로 불리는 카카오정도면 혁신적인 신기술 개발을 통해 O2O산업 자체를 끌어나갈 법도 한데 이미 포화상태인 배달시장에 후발주자로 나서는 게 의아할 따름이다.


이정희 기자  ljh@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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