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기업의 기준은 무엇일까. 세계적 경영학자이자 현대 마케팅의 대부라고 불리는 필립 코틀러 노스웨스턴대 석좌교수는 ‘착한 기업이 성공한다’는 제목의 저서를 낸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이 책에서 “기업은 이윤을 창출하면서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 기업이 착한 일을 하는 것은 의무를 넘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한때 ‘착한’은 외식업계에서 무서운 단어였다. 한 종편채널 프로그램이 MSG 등 조미료를 쓰지 않는 식당을 착한식당이라 칭하면서 착한의 뜻은 왜곡되기 시작했다. 이후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식당에게도 착한을 붙이는 등 의미가 넓어졌다.
최근 식품기업들이 기업별 전문성을 활용해 건강하지 못한 아이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배려형’ 제품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식품알레르기를 체크할 수 있는 아기 과자부터 아이의 피부 면역력을 위한 유산균 개발, 희귀질환 환아를 위한 특수분유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이는 기업의 수익성과 별개로 수요가 낮더라도 사회적책임을 다 해야 한다는 기업의 경영철학을 적극 실천하는 것이기에 더 감동적이다.
맘마밀의 ‘맘마밀 요미요미 유기농 쌀떡뻥’은 국내 최초(2016년 6월 기준) 식품알레르기 유발 성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알러체크 시스템’을 적용한 아기과자다. 모유나 분유만 먹던 아기가 이유식과 간식을 먹게 되는 생후 6개월 쯤에는 식품알레르기 유발 성분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알러체크 시스템은 제품 패키지 내 삽입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 후 식품알레르기를 유발하는 5개의 식품(우유, 계란, 대두, 밀, 땅콩) 함유에 대한 분석 결과를 제조일자 별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CJ제일제당은 ‘고통 받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싶다’는 신념으로 ‘바이오 피부유산균 CJLP133’을 개발했다. CJLP133은 아이들의 피부면역 개선에 특화된 기능성 유산균으로 최근 안전성과 임상시험 등 미 FDA 요건을 충족시켜 신규 식품원료(NDI)로 인정받았다. 실제로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2세~18세까지의 소아·청소년 76명이 12주간 섭취한 결과 피부가려움과 수면장애가 개선되는 점을 확인했다. 제일제당은 수백여 개 김치에서 분리한 3500여 개 유산균 분석을 통해 아토피 아이들을 위한 토종 김치유산균을 만들었다.
앱솔루트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천성대사이상질환 특수유아식 8종 10품목을 생산한다. 선천성 대사이상 증후군은 아미노산, 지방 등 필수 영양소를 분해하는 특정 효소가 체내에 생성 되지 않아 모유는 물론 밥이나 빵, 고기 등의 음식을 섭취할 수 없는 희귀 질환으로 국내 신생아 5만 명 중 1명 꼴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앱솔루트는 ‘단 한 명의 아이도 소외돼서는 안 된다’는 기업철학을 가지고 있다.
착한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최근에서야 바로 잡히는 것 같다. 많은 소비자가 먼저 착한 기업에 대한 정보를 얻고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잘한 점은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뒤에서는 어린 학생들의 알바비를 체불하고 직원들을 시켜 계란을 사재기하는 일부 대기업들의 잘못된 행태를 볼 때 쉽게 볼 수 없는 착한 기업의 소중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착한 기업은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