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에서의 충실함과 외식산업
지금 여기에서의 충실함과 외식산업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7.02.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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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희 win-win 노사관계연구소 소장, 법학박사, 공인노무사, 한경대 겸임 교수
▲ 윤광희 win-win 노사관계연구소 소장, 법학박사, 공인노무사, 한경대 겸임 교수

세상 많은 일들이 다 그러하겠지만 외식산업만큼 지금 여기에 충실함이 소중한 것으로 작용하는 사례가 없을 것 같다. 지금 여기에 찾아온 고객들에게 바로 지금 여기에서 정성스럽게 만든 따끈한 음식으로 맞이하는 것이 가장 경쟁력 있는 서비스다.

음식이 오래 전에 만들어 놓은 것이라서 굳어 있다든지 이미 식어서 맛이 떨어진 것을 접하면 고객은 불만을 갖게 된다. 또한 고객을 대하는 종업원의 서비스가 지금 여기에 충실하지 못하고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고객은 더 이상 찾지 않게 될 것이다. 수많은 외식사업장들이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것은 충실함이 부족한 데에서 비롯된 것이 많으리라 본다.

새해를 맞이한 지 벌써 두 달째다. 많은 이들이 새해 다짐을 하지만 ‘그 다짐들을 지금 여기에서 실행하지 않고 좀 있다가 다음에 해야지’하고 미루게 된다면 그 다짐들은 그냥 약속으로만 존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우리가 ‘내년부터는 더 열심히 살아가자’, ‘내년에는 좋아지도록 하자’라고 하면서 지금 여기에 충실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과거의 시점에서 지금 여기에 충실해 고객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았지만 현재의 시점에서 충실하지 않고 과거의 명성만으로 임한다면 고객들로부터 외면을 당한다. 과거의 영광에 도취돼 오늘을 살아가는 것은 패망으로 가는 전조이고 지금 여기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서 화려한 내일의 성공을 바라는 것은 망상이다.

원불교 정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학명(鶴鳴)선사(1867-1929)는 ‘묵은해니 새해니 분별하지 말게. 겨울 가고 봄이 오니 해 바뀐 듯하지만 보게나 저 하늘이 달라졌는가. 우리가 어리석어 꿈속에 사네’라고 노래했다. 또한 ‘현재에 내가 누구인지를 알면(現在是知我), 미혹에 빠진 나를 돌이켜 나 밖의 나를 찾으리라(還迷我外我)’라는 오도송(悟道頌)을 했다고 한다. 그는 반농반선(半農半禪), 선농일치(禪農一致)라고 해 수도승이면서도 농사짓는 활동을 중시하며 현재의 충실을 강조했다. 과거나 미래는 다 현재와 연결돼 있으며, 현재에 충실한 것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베니스 구겐하임 박물관 카페 벽면에 있는 문구가 항간에 유명해졌다. ‘공간의 변화가 시간의 변화를 가져오고, 생각의 변화가 미래를 변화시킨다(changing place changing time changing thoughts changing future)’라고 써있다. 이 문구가 공감을 얻는 것은 지금 여기에서의 충실함이 인생의 미래를 변화시킨다는 말이 많은 사람에게 와 닿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지금 여기에 대한 소중함을 주장하는 종교 활동이 최근에 대단히 많아졌다. 불교의 법륜스님은 ‘지금 여기에 깨어있기’라는 베스트셀러를 출판했고, 기독교의 성직자들도 지금 여기에 충실한 삶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여기에서 최선을 다하고 충실히 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일을 사랑해야 한다.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한 사랑 없이는 지금 여기에 충실할 수 없다. 지금 집중해야 한다. 여기를 가장 소중히 생각하고 모든 생각과 활동을 집중하는 것이 바로 지금 여기에 충실히 임하는 방법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다음부터 잘하려 한다. 지금 여기에 집중할 때 세상 모든 사람들과 일은 기쁨이고 행복이 된다.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은 지금 여기에 집중하지 않고 엉뚱한 일들로 신경을 쓰고 산만해지고 나태해지게 되고 자신의 일에 실패하게 된다.

외식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구성원들도 올해 ‘지금 여기에서’의 모든 활동에 집중하고 충실히 임하면 성취와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습관을 가지게 된다. 고객들에게 서비스하는 자체를 소중히 생각하고 보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고객들에게 정성이 담긴 맛있는 음식으로 기쁨을 줄 수 있는 외식 서비스 활동 자체를 가치 있게 생각하고 소중히 대할 때 우리는 집중할 수 있다.

주방에서 음식을 조리하는 사람은 그 과정에 충실하고, 홀에서 서빙 하는 사람은 서빙 자체에 집중하고, 일하는 구성원들을 관리하는 경영자는 구성원들에게 충실히 집중하는 것이 외식산업 사업장을 성공으로 이끄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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