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식품산업
4차 산업혁명과 식품산업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7.02.1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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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영 한국식품건강소통학회장
▲ 권대영 한국식품건강소통학회장

며칠전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요즘 회자되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많은 이들이 4차 산업혁명이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수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모르는 이가 많았다.

산업화, 근대화, 제품개발, 기술개발,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등 이런 광풍은 산업화 시대 또는 고속성장시대에 국력을 집중하고 성장을 이끄는데 도움이 되는 것에 대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우리나라는 고속성장기를 지나서 정체기 또는 조정 단계에 들어간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시기에 4차 산업 광풍이 모든 산업에 과연 필요할까? 저성장 시기일수록 경제발전에 필요한 것은 생산성보다 창의성, 표준화보다 다양성, 획일적인 광풍보다 차분하고 개성 있는 고유의 길을 걷는 것이 중요하다.

농업 분야에서 6차산업(다차산업) 이야기가 많이 나오다 보니 식량 등 자원을 생산하는 1차산업, 가공 개발, 생산을 담당하는 2차 산업, 서비스와 소비를 담당하는 3차 산업 이외에 인공지능(AI)과 관련한 새로운 미래 산업을 4차산업으로 인지하고 이러한 산업을 일으키는 것이 4차산업 혁명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참 많다. 아마도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과 일부 정책입안자의 조급함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소통 절차를 거치지 않고 마구잡이 홍보를 서두르는 것은 아닌지 생각된다. 

모든 산업혁명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혁명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1차 산업이 증기기관차를 발명하면서 인간이 할 수 없는 물리적 힘을 이용해 생산과 개발을 혁신한 혁명이었다면 2차 산업혁명은 표준화와 1차 산업혁명에서 발견한 힘을 이용한 기계화를 통해 생산성을 급격하게 올려 대량생산을 달성한 것을 말한다. 그리고 물리적 기계화에서 전자적 제어시스템으로 전환을 이끌어 중앙집적식 자동 생산 시스템 전환으로 획기적인 생산성을 이끌어 냈던 것이 3차 산업혁명이다. 그러나 이는 공급이 수요를 못 미칠 때의 일이다. 이러한 연장선에서 4차 산업혁명도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인공지능(AI) 등이 발달함으로 기계가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제어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혁명이다. 어디까지나 4차 산업혁명은 생산 경제 측면에서 바라보는 혁신방안이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을 통한 생산성의 혁신이 요구되는 산업에서는 가격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매우 중요한 혁신기술이다. 그러나 누차 언급해 온 바와 같이 이미 우리나라 농식품산업은 생산경제, 가격경쟁만으로 성장을 이끌어 가는 산업시대는 지났다. 건강, 안전, 전통, 생활 습관, 삶의 질 등 수많은 비가격경쟁 요소가 결정요소로 작용한다. 이미 우리나라 농식품산업이 생산 경제로만 성장을 추구할 수 있는 한계에 도달했다. 이러한 시점에서 가격경쟁을 추구하는 4차 산업혁명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다른 산업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 절실하겠지만 적어도 농식품산업에서는 그렇게 4차 산업혁명에 대해 호들갑 떨 필요가 없다. 정부도 4차 산업혁명이 농식품산업을 혁진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는 주문은 국민이 잘못 판단하게 만드는 일종의 낭비적인 행위이다.

고속성장을 지나간 우리 경제의 활성화는 생산경제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 농식품산업은 산업경제가 아니라 1, 2, 3차 산업을 융합한 다차산업, 즉 소비경제를 추구할 때 지속성장과 부가적으로 생산경제를 이끌어 오는 것이다. 소비경제에서 대량생산, 자동화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다양한 소비자의 입맛에 맞게 다양한 콘텐츠의 제품으로 가치경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히려 AI를 통한 농식품산업 혁명은 생산을 위한 4차 산업혁명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다가오는 무수한 정보 중에서 진짜 정보를 알려줘 소비자가 올바른 선택을 하는 소비혁명에 필요하다. 더 나아가 다양한 AI시스템을 활용해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데 목적이 있다. 즉 생산을 위한 4차 산업혁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기 위한 윤택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소비 영역에서의 AI혁명이 더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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