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한풀 꺾이면서 치킨값 인상에 대한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육계값이 오르면서 치킨 가격도 인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말들이다. 실제 AI 파동 후 육계값도 오름세고 튀김유와 치킨무 등의 가격도 올랐다. 하지만 더 중요한 점은 임대료와 인건비가 크게 오른 점이다. 또 배달대행비도 적지 않게 들어간다.
이 때문에 치킨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 요인은 충분하다고 입은 모은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양념·후라이드 치킨 가격은 몇 년째 요지 부동이다. 신메뉴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지만 대다수 업체의 매출에서 신메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가격 인상 효과는 사실상 없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치열한 경쟁을 몸소 느끼는 가맹점주 조차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한 점주는 본사 직원에게 ‘500원만이라도 인상하면 안 되겠냐’고 하소연할 정도다.
가맹본부도 이 상황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쉽사리 가격을 올리지 못한다. 국민 간식이 돼버린 치킨의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의 ‘반감’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인상 검토 소식만 들려도 해당 업체는 폭리를 취하는 업체인양 비난을 받기 십상이다. 때문에 치킨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에 대해 무척 민감하게 받아들이며 몸을 사린다.
치킨 업종은 대표적인 레드 오션이면서도 저렴한 비용으로 창업할 수 있어 많은 창업자들이 뛰어든다. 창업자 중 절대 다수는 소위 ‘생계형’이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더 많이 움직이며 인건비를 아끼고 친절한 서비스를 위해 웃음도 잃지 않는다.
많은 가맹점주들이 열심히 땀을 흘리지만 몇 년째 제자리인 치킨 가격에 답답해하고 있다. 생산 원가가 오르면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 치킨 생산 원가는 이미 많이 올랐다. 원가가 오른 정도의 치킨 가격 인상을 소비자들도 흔쾌히 받아들이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