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명 수제맥주의 성공, 전국 맥주 투어를 상상해본다
지역명 수제맥주의 성공, 전국 맥주 투어를 상상해본다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7.07.07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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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크래프트 비어 제조사가 아마 반신반의하며 시작했을 지역명 맥주가 예상외의 인기를 얻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 홈플러스는 크래프트 제조사 세븐브로이와 함께 지역명 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맨 처음 출시한 지역명 제품이 ‘강서맥주’다. 홈플러스 본사가 있는 서울 강서구에서 이름 빌려왔다. 실제 강서맥주는 서울 지역에 인기가 더 좋았다.

홈플러스 조사에 따르면 서울 지역 판매량은 전국 평균의 약 2.4배에 달했고 전국 판매량 상위 10개 점포 중 8곳이 수도권에 몰려 있었다. 특히 홈플러스 매장 중 강서구에 있는 강서점과 가양점의 강서맥주 판매량은 전국 평균보다 3.2배 가량 높아 서울 시내 평균 판매량보다 더 많이(1.4배) 팔렸다.

뒤 이어 출시한 ‘달서맥주’도 지역에서 인기가 좋았다. 대구시 달서구에서 이름을 빌려온 달서맥주의 대구지역 판매량은 전국 평균보다 1.3배 높았고 특히 달서구 지역 내 점포의 판매량은 전국 평균의 1.8배에 달했다. 지역명 마케팅 효과를 본 홈플러스는 또 부산 해운대에서 이름을 가져온 ‘해운대맥주’를 출시해 역시 히트를 기록했다.

사실 홈플러스의 지역명 맥주 시리즈는 큰 비용 투자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맥주 레시피의 변화나 큰 R&D없이 포장만 변경해 주는 정도면 된다. 실제 강서맥주나 달서맥주는 에일맥주로 세븐브로이가 만들었다. 레시피와 맛은 거의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해운대맥주는 ARK 맥주로 유명한 코리아 크래프트 브류어리'(KCB)가 제조했다. 홈플러스로서는 중소기업 상생과 지역 마케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이같은 지역명 크래프트 비어의 흥행은 맥주 다양성과 지역 관광 상품 개발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사실 외국 맥주에는 지역명을 넣은 브랜드가 많다. 일본의 ‘삿포로’, 중국의 ‘칭타오’, ‘하얼빈’, 미국의 ‘브쿠클린’이 대표적이다.

맥주의 본고장 독일은 지역에 따라 수천종류의 맥주가 있고 각기 지역의 큰 재산으로 여기며 특별 관리하고 있다. 맥주가 유명해지면서 지역도 함께 유명세를 타 국제적인 인지도도 함께 올라가고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한국도 지역 크래프트 비어 산업을 키울 필요가 있다. 그 지역에만 가야 맛볼 수 있는 맛있는 맥주가 있다면 많은 애주가들이 찾을 것이다.

소주 애호가들이 제주도에 가면 반드시 ‘한라산소주’를 찾듯 충남 천안에 가면 ‘천안에일’을 강원 춘천에서 ‘춘천맥주’를, 전남 여수에서 ‘여수비어’를, 경북 포항에서 ‘포항맥주’를 찾는 일도 상상할 수 있다. 내친김에 전국 맥주 투어라는 상품을 만들 수도 있는 일이다.

아직 크래프트 비어 산업이 초창기인데다 주세법, 유통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지명을 상표으로 사용하면서 상표권 분쟁도 일어날 수 있다. 또 지역별로 특색있는 맥주를 만들고 정착시키려면 아직 머나먼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정책이나 발명이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기도 한다. 전국의 맥주 투어를 다니는 상상을 지금부터 한다면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이루어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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