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가이드 세계 외식인의 축제 되려면

이원배 기자l승인2017.11.10l9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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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에서 외식업계의 ‘흥행 보증 수표’, ‘꿈의 스타 레스토랑’ 등 화려한 수식어로 잘 알려진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8’이 지난 8일 발간됐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발간으로 이번에는 별점을 받은 ‘스타 레스토랑’ 24개를 비롯해 총 175곳의 음식점을 선정해 공개했다. 지난해에 이어 연속 별 세 개를 얻은 레스토랑은 명예를 이어갔고 새롭게 별을 단 음식점도 자랑할 만 하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다는 것은 대부분 셰프나 레스토랑에는 최고의 명예라고 할 수 있다. 까다로운 기준과 눈높이를 통과해 맛과 서비스를 ‘공인’ 받은 셈이기 때문이다. 별을 획득한 스타 레스토랑은 고객이 몰려들고 심지어는 2년치 예약이 완료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도 해 매년 가이드가 발간 될 즈음에는 외식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하지만 산이 높으면 그늘도 깊다는 옛말처럼 많은 명성을 안겨주는 미쉐린 가이드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프랑스 요리사는 별점이 하락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선택을 하기도 했고 한 셰프는 더는 평가받고 싶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평가와 명예에 대한 부담감이 컸던 탓이다.

사실 음식을 평가하는 일처럼 어려운 일도 많지 않을 것이다. 천차만별인 입맛과 음식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를 몇 가지 기준으로 재단하기는 무리다. 미쉐린 가이드의 평가 기준이 지적받는 부분이다. 미쉐린 가이드 측은 평가원의 엄격한 훈련과 교육, 일관된 기준을 갖고 있다며 공정성 시비를 차단하고 있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무엇보다 미쉐린 가이드의 태생적인 한계가 지적된다. 1900년대 초 프랑스 타이어 회사인 미쉐린 사가 마케팅을 위해 발간한 가이드북에서 시작된 만큼 유럽적인 시각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미식의 나라라고 자부하는 프랑스인들의 자국 중심적인 기준이 팽배하다는 것이다.

음식을 조리하고 먹고 평가하는 일을 유럽의 시각으로 특히 동양의 음식을 평가하는 것에 대한 적절성이 문제되고 있다. 무엇보다 음식 민족주의자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 편에는 한국인도 포함됐지만 외국인이 평가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랜 역사와 문화가 담겨있는 전통 음식에 대한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일본에서도 2008년 이같은 비판이 적지 않게 제기됐다.

미쉐린 가이드의 지나친 상업주의도 논란이다. 2007년 도쿄 편을 시작으로 아시아에 진출한 미쉐린 가이드는 해마다 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아시아에서만 7편의 에디션이 나오고 있고 내년엔 대만 타이페이 편을 발간할 계획이다. 유럽에서 확대 여력이 없자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는 시각이다. 급속한 확대가 스스로의 희소성을 떨어뜨리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대부분의 점수 매기기에는 부작용과 아쉬운 평가가 있기 쉽다. 때문에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여 누구라도 납득할 수 있게 운영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미쉐린 가이드는 예의 철저한 비밀주의가 오히려 공정성을 의심하게 하는 건 아닌지 따져볼 일이다. 무엇보다 해당 나라의 전통과 음식 문화에 대한 이해, 애정을 갖고 평가에 임한다면 세계 외식업계의 축제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할 것이라 믿는다.


이원배 기자  lwb21@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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