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만 모르는 최저임금 인상의 폐해

식품외식경제l승인2018.01.29l10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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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임금 올라간다고 좋아하겠죠. 그렇지만 장사가 잘 돼야 월급 받는 게 편하죠. 장사가 안 돼 문 닫는 사람이 많아요”, “장관님 얘기처럼 세상 일이 쉽지 않아요. 우리처럼 조그만 식당은 최저임금 인상이 너무 힘들어요.”, “최저 임금이 올라 종업원 두 사람을 또 줄이고 제가 집사람과 같이 일 합니다.”

지난달 청와대 경제수석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고위관료들이 총동원돼 거리에 나섰다. 최저 임금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예상보다 크고 부작용이 곳곳에서 불거지자 현장의 소리를 듣고, 홍보가 미흡한 부분은 직접 설명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현장의 아우성이 과연 정부의 판단처럼 단지 최저임금에 대한 홍보가 미흡한 탓일까. 오히려 청와대와 고위관료들이 보는 시각과 현장의 괴리가 큰 탓이라는 생각이 더 깊다. 한 외식업체 경영주가 “아침9시부터 나와 새벽 1~2시까지 일한다”는 말에 “파트타이머를 더 쓰시죠”라고 응대했다는 청와대 고위 관료의 말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음에도 정부는 눈과 귀를 막은 채 강력한 제재와 땜질식 대책만을 제시해 왔다. 정부는 오히려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결코 인건비 때문만은 아니라고 애써 외면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나 고용노동부 심지어는 대통령까지 나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시장이 당분간 요동칠 뿐 시간이 지나면 안정될 것’ 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저임금인상 쇼크, 지원 아닌 근본적인 치유책 필요

업계의 후유증이 가시화되자 정부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등의 고통을 줄여주고 가능한 최저임금 인상이 조속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혼선만 가중되고 있다. ]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고통은 인건비보다 임대료 문제가 더 크다며 임대료 부담을 낮춰주겠다, 신용카드수수료 인하 및 소상공인 정책자금 우대를 해주겠다, LH 등 공공기관이 직접 소상공인들에게 점포를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며 각종 지원 정책을 제시하고 한편으로는 최저임금을 인상하지 않는 사업주는 명단을 공개하고 7년간 대출 제한 등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다가 업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슬그머니 철회하기도 했다.

각종 지원 정책을 아무리 제시해도 현장의 아우성이 높아만 가는 것은 이미 충분히 예견 됐던 반응이다.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안이 발표됐을 당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단체들 그리고 관련 학계까지 무리한 임금인상은 엄청난 후유증을 동반할 것이라는 예측을 쏟아 냈었다.

하지만 정부는 결코 그런 후유증은 없을 것이라는 장담과 함께 오히려 서민과 소외계층의 소득이 늘어나 삶의 질이 좋아지는 한편 소비가 증가해 내수 경기까지 좋아 질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면서 업계와 경제전문가들이 예견한 그대로 엄청난 파장이 일고, 정부는 연일 대책을 쏟아내기에 정신이 없다. 최저임금인상 쇼크는 근본적인 치유책이 필요한 것이지 지원 정책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롤랜드버거,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속도 조절해야

최근 세계 4대 컨설팅 회사로 알려진 독일의 ‘롤랜드버거’는 중소기업중앙회가 주최한 ‘노동시장 구조개혁 정책제안 보고회’에서 오는 2020년 최저 임금이 1만 원으로 오르면 기업이 감당해야 할 추가 부담이 연 75조6천억 원에 이를 것이며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매출손실과 정규직 전환에 따른 추가 비용까지 합치면 무려 465조 원의 추가 부담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롤랜드버거는 대안으로 ‘최저임금 산정 기준을 소비자 물가지수와 근로자 생계비, 임금상승률로 명확한 기준을 정하고 연령·산업·지역·직능별로 차등을 둬야 한다’고 했다. 또 ‘최저임금의 산입 범위도 기본급 외에 고정상여금과 숙식수당을 포함해야 하며 근로시간 단축 역시 선진국이 연평균 1시간 안팎으로 줄여 나간 것에 비해 한국의 경우 단축 속도가 매우 빨라 이에 대한 점진적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영업자의 생업 근간을 무너뜨리고 일자리 확대가 아닌 축소를 가져온 이번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후유증에 정부가 언제까지 어마어마한 비용의 추가부담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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