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요금’ 이젠 소비자가 나서야 할 때
‘바가지요금’ 이젠 소비자가 나서야 할 때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8.06.2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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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경시론] 김철원 한국방송대 관광학과 교수 · 외식테라피연구소장

해가 갈수록 무더위가 더 빨리 찾아오고 더 오래 머무는 요즘이다. 이제 본격적인 피서철이 시작되면 무더위를 피할 곳을 찾아 나서는 인파로 우리나라는 또 한 번의 몸살을 앓게 될 것이다.

금년에도 어김없이 피서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것이 바로 피서지 바가지요금이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강원도를 방문한 여행객들이 이곳을 다시 찾고 싶지 않은 이유로 종사원들의 불친절함과 관광지 바가지요금을 꼽았다.

현지인들은 절대 가지도 않는 음식점들이지만 피서철만 되면 외지에서 찾아 온 여행객들로 인산인해가 되기 마련이다. 재방문할 손님도 아니고 여행지에서 다른 대안도 없는 여행객들의 사정을 뻔히 알기에 이런 횡포들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전국 여행지와 관련된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관할 지자체 당국에선 수많은 불만 민원과 욕설까지 퍼붓는 여행객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지만 마땅히 통제할 수 있는 방도가 없어 답답해 하기는 마찬가지다.

해외 유수 관광지에서도 여행객 대상 바가지요금은 천차만별이고 뿌리가 깊어 감히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그래도 선진국으로 갈수록 관광지 바가지요금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결코 해결책이 없는 건 아니다. 우리나라 여행지 중에서도 바가지요금이 극성을 부리는 곳은 주로 바닷가 지역이다.

바닷가 지역의 바가지요금이 성행하는 이유 중 하나는 성수기 동안만 점포를 임대해 운영하는 업소들이 상당수라는 것이다. 정상적인 가격으로 운영해서는 높은 임대료를 부담하고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가 불가능하단 것이다.

또한 음식 가격에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식재료 대부분이 수산물이어서 매일 다른 낙찰가격 특수성을 악용해 웬만한 메뉴의 가격을 대부분 ‘시가’로 표기한다. 당일 시세표를 비치해 가격 변동에 대한 양해를 구하는 것은 찾아볼 수 없다. 시장가격이라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그것을 악용해 업주 마음대로 폭리를 취할 수 있단 구조가 바가지요금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최근엔 SNS를 통한 거짓 맛집 정보들이 수많은 여행객들을 유혹한다. 블로그를 검색해 가보면 당했다는 생각마저 드는 곳도 많다. 물론 주관적인 견해이니 그 정보의 진위에 대해 시비를 따지긴 어렵다.

여기에 여행객들의 소비적 심리가 한 몫을 거든다. 바닷가에 가면 반드시 해산물을 먹어야 하는 것처럼 이왕 왔으니 비싸더라도 먹어보잔 심리가 바가지요금을 존속하게 한다. 그러다보니 현지 주민들은 관광객들 때문에 그 지역 상거래 질서가 망가졌단 소리를 자주 한다.

유명 관광지에 즐비한 대형 음식점들 역시 현지인들 소유가 아니다. 이미 상권의 대부분은 외지에서 온 사업주들이 점유했다. 바가지요금 역시 소규모 현지 업소보단 한철 장사를 위한 외지인들에 의해 조성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 속내도 모르고 여행객들은 그 지역을 탓하고 지역주민들은 욕먹고 돈은 외지에서 들어온 한철 메뚜기들이 벌어가고 억울한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닌 셈이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관청에선 속수무책이 될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선진국의 경제사회 질서는 정부도 기업도 아닌 소비자가 주도한다. 아무리 비싸게 팔아도 소비자들이 구매하지 않으면 기업에선 더 좋게 더 싸게 팔게 된다.

먹는 것에 장난치는 기업이 있다면 소비자가 불매운동을 벌여 회사가 문을 닫는 경우도 있다. 그것이 바로 현명한 소비자들의 의식 수준이다. 아무리 바가지요금이 판을 쳐도 관광지를 찾은 소비자가 굳이 사먹지 않는다면 바가지요금은 자취를 감출 수 있다. 맛있는 것은 이제 동네에서도 쉽게 찾아 먹을 수 있는 시대가 된 만큼 여행가서 먹을 것을 탐하는 어리석음은 자제하는 것이 성숙한 자세라고 할 수 있다. 금년 여름은 성숙한 소비자들 덕분에 관광지 바가지요금이 사라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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