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의 본고장이자 비만 인구 폭증 등 문제가 심각한 만큼 미국이 선발적으로 트랜스지방 관련 대책을 세우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미국 못지않게 안티 패스트푸드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우리나라는 왜 아직도 국가 차원의 방안 마련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인지 아쉬움이 크다.
최근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규모 플래그십 매장 소개와 함께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한 계획을 밝혔던 한국맥도날드 레이 프롤리 대표는 발표가 끝난 후 트랜스지방 관련 대책은 없는지, 안티 패스트푸드 운동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질문 공세를 받아야 했다. 답변은 여전히 “노력 중”이었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도 “현재 매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름의 트랜스 지방 수치가 권장수준보다 높은 건 사실”이라며 “트랜스 지방 수치와 포화지방산 수치를 동시에 낮출 수 있도록 여러 종류의 기름을 테스팅 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현재 사용하는 기름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외식업체 관계자는 “비싼 단가는 둘째로 치더라도 일단 맛 부분에 있어서 차이가 큰 것이 사실이라 업체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맛에 대한 포기가 쉽지 않다”며 “트랜스 지방에 대한 고민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패스트푸드 업체들 중 롯데리아, KFC, 버거킹 등이 트랜스 지방산을 최소화한 식물성 기름으로 대체했다고 밝히긴 했으나 현재 국내에는 법적인 규제나 감시체제가 전무해 국민들의 건강은 업체들의 양심과 자발적 노력에 호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패스트푸드 업체들의 각성과 국가 차원에서의 법적제도 마련을 요구하는 시민단체 및 교원단체들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업체들의 양심이 계속적으로 지켜지고, 보다 건강한 음식으로 경쟁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법률적 가이드 라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그게 정 어렵다면, 누가 먼저 총대를 멜 것인지 눈치만 보고 있는 국내 패스트푸드 업계가 강제 수단 없이도 스스로 과감한 체질 전환을 시도할 수 있기를 바랄 수 밖에.
전정아 기자 jeon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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