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시대(無人時代)가 본격화되고 있다
무인시대(無人時代)가 본격화되고 있다
  • 육주희 기자
  • 승인 2019.07.18 18: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식품·외식업계, 로봇·블록체인·키오스크 등 무인화 바람
비트(b;eat)의 로봇 커피.(왼쪽) 셰프가 요리하는 장면을 3D모션 캡쳐 기술로 저장시키고  로봇 요리사가 이를 그대로 재현해 내는 몰리 로보틱스의 로봇 키친. 사진=달콤커피 제공.몰리 로보틱스 홈페이지

회사원 A씨는 최근 회사 근처에 로봇이 핸드드립 커피를 해주는 카페가 있다고 해 점심식사 후 일부러 매장에 들렀다.

핸드드립 커피는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추출하는 메뉴에 비해 가격이 최고 2배정도 비쌌지만, 커피 로봇이 핸드드립 해주는 신기한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SNS에 올리고, 맛을 보기 위해 기꺼이 주문을 했다. 

N타워 강남에 위치한 레귤러식스의 카페 ‘라운지엑스’ 얘기다. 레귤러식스는 최근 핸드드립 커피머신을 비롯해 빵 셔틀 로봇을 본격 운영하면서 항간에 중국의 하이디라오와 비교할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워낙 이슈가 되다보니 유명 인사들의 방문이 줄을 이어 하루정도 머물면 평소 얼굴을 보기 힘든 식품·외식 및 IT업계 관계자들을 조우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이 됐다고 한다.

그동안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로봇, AI(인공지능), IT(정보통신기술) 등 외식산업과 관련된 4차산업혁명 기술 적용 사례가 수없이 많았지만 실제 눈으로 확인하고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구현된 사례는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무인시대가 가속도를 내고 있다. 

무인시대의 대표 주자로 로봇카페 부상
최근에는 무인시대의 대표 주자로 로봇 카페가 부상하고 있다. 
커피전문브랜드 달콤커피가 사람 대신 로봇이 커피를 만들어주는 로봇카페 비트(b;eat)를 선보이고 커피 주문부터 제조까지 무인으로 운영하고 있다.

2018년 1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국내 최초로 선보인데 이어 서울 여의도 SK 증권 본사와 인천 이마트 연수점,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등 입점을 늘려가고 있다. 비트는 언택트 방식의 소비를 편하게 생각하는 밀레니얼 세대에 인기를 끌면서 대학가 입점이 확산되고 있다.

라운지엑스는 로봇 바리스타 ‘바리스’가 만들어주는 로봇 드립 커피와 배달 로봇 ‘빵셔틀’이 테이블 번호에 맞게 무료 시식 빵을 전달한다. 글을 음성으로 바꾸는 텍스트투스피치(TTS) 기술과 미리 입력한 대본을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AI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라운지엑스 황성재 대표는 “바리스 로봇의 장점은 요리의 맛이 일정하고 만드는 속도가 빠르며,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앵커스토어의 역할을 충분히 한다”고 말했다. 

로봇카페가 선보이면서 암호화페 결제 서비스도 늘어나고 있다. 결제기업 다날은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로 페이크로토콜 월렛을 통해 달콤커피와 도미노피자 등 외식업체에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앱에서도 페이코인 결제를 지원한다. 

해외 무인카페, 로봇식당 활용 빠르게 확산 중
해외에서도 식당·카페에서의 로봇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크리에이터는 로봇이 햄버거를 만들어 판매하는 무인식당을 샌프란시스코에 오픈했다.

햄버거로봇은 주문부터 재료 손질, 고기 패티굽기 등 모든 요리 과정을 혼자서 하고, 사람은 재료를 로봇에 채워 넣거나 완성된 햄버거를 고객에게 서빙하는 일만 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줌피자는 앱으로 주문을 하면 로봇이 피자를 만든다.사진=줌피자 홈페이지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줌피자는 앱으로 주문을 하면 로봇이 피자를 만든다.사진=줌피자 홈페이지

일본 여행 업체 HIS가 선보인 도쿄의 헨나카페도 로봇이 커피콩을 간 뒤 커피머신에서 커피를 뽑아 3분 만에 고객에게 내놓고,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줌피자는 로봇이 도우 반죽을 하고 오븐에서 피자도 굽는다. 피자 배달도 자동 온도 조절기능이 탑재된 로봇이 한다. 

이밖에도 ‘몰리 로보틱스(Moley Robotics)’가 선보인 로봇 키친(robot kitchen)은 셰프가 요리하는 장면을 로봇 요리사가 3D모션 캡쳐 기술을 활용해 미리 익혀 놓았다가 메뉴를 입력하면 그대로 조리해 제공한다.

일본 회전초밥체인점 구라스시는 100엔 초밥을 만드는 초밥 로봇을 도입해 서비스 속도를 향상시키고, 초밥 전용 용기의 뚜껑 위에 IC 태그를 달아 초밥의 선도를 관리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닷컴은 로봇 식당 조이스(JOY'S)를 열고 음식 주문 수령부터 요리·서빙까지 전 과정을 로봇이 맡아 한다. 징둥닷컴이 개발한 ‘로봇 셰프’는 중국 유명 셰프의 요리법을 학습해 40여 가지 중국요리를 5~10분에 만들 수 있다.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유통 기업 허마셴셩도 자체 개발한 로봇이 음식 주문부터 요리·서빙까지 전 과정을 사람 대신 하는 식당을 선보였다.

또 중국의 유명 훠궈 전문점 하이디라오는 지난해 10월 베이징 월드시티에 스마트 레스토랑을 오픈, 18대의 식자재 입·반출 로봇과 10대의 서빙 및 수거 로봇이 고객들의 주문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본지 1035호 2019년 1월 14일자 8면 참조> 
 
키오스크 1대가 아르바이트 1.5인 몫 해
무인주문결제시스템(키오스크)과 무인편의점도 무인시대를 선도하는 아이콘으로 주목받았다. 무인편의점은 소비자가 구매하려는 물건을 가져와 계산 시작 버튼을 누르고 바코드를 찍은 뒤 카드로 결제를 하는 시스템으로 세븐일레븐 12곳, 이마트24 43곳, CU 14곳, GS25 7곳 등에서 실시하고 있다.

일부 편의점은 주간에는 점원이 있고 야간에 무인편의점이 되는 하이브리드형 매장방식을 적용하기도 한다. 

무인주문결제시스템(키오스크)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절감 방안의 하나로 1인 소형 매장과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도입이 급격히 늘고 있다.

롯데리아와 맥도날드의 경우 전국 점포의 60% 이상이 설치했으며, KFC는 2017년 도입 후 1년 만에 스키장, 야구장 등 특수매장을 제외한 전 점포에 100% 설치했다. 이밖에 맘스터치, 쥬씨, 버거킹 등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키오스크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키오스크 시장은 2006년 600억 원 규모에서 2018년 기준 2500억 원으로 4배 이상 성장했다. 

가맹점에 키오스크를 도입한 한 프랜차이즈업체 대표는 “키오스크 1대가 아르바이트생 1.5인을 고용한 것 이상의 효용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무인 배달차 등장
유통업계의 무인 서비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아마존에서 선보이는 아마존 고와 중국 징둥닷컴의 X무인마트, 알리바바의 신선식품 전문매장 허마셴셩 등 유통혁신 사례가 이미 수없이 회자되고 있다.

미국의 자율주행차 개발 업체 뉴로. 사진=뉴로 홈페이지
미국의 자율주행차 개발 업체 뉴로. 사진=뉴로 홈페이지

최근에는 자율주행 무인 배달차까지 등장해 유통혁신 사례를 더했다. 미국의 자율주행차 개발 업체 뉴로(Nuro)는 지난해 대형 슈퍼마켓체인 크로거(Kroger)와 손잡과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의 배송 효율을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로 자율주행 무인차를 이용한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고객이 스마트폰을 사용해 식료품을 주문하면 R1 이라는 이름의 무인차가 물건을 싣고 배달하는 방식이다. R1은 일반 승용차 절반 크기로 좁은 골목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고, 트렁크 내부 온도 조절이 가능해 냉동 제품 배송도 가능하다고 한다. 배송비용은 6달러(한화 약 6500원)로 이용을 위한 최소 금액 구입 한도가 정해져 있지 않다. 

한편 인류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주고 있는 무인 서비스가 가속화되면서 인력을 속속 대체해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도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 보고서는 “현존 기술만으로도 인건비를 받고 일하는 부분의 45%를 자동화할 수 있다”며 “일자리 확충과 사회 안전망 구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