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기의 매가(賣價) 전략
장기 불황기의 매가(賣價) 전략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9.11.0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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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기가 갈수록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주 대표적 해외투자은행인 BOA(뱅크오브아메리카)와 메릴린치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율 전망치를 1.6%로 발표했으며 다른 해외투자은행(IB) 역시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9월말 기준)를 평균 2.1%대로 잡았지만 연말을 기점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7월 우리 정부가 전망했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2.6%와는 너무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내 유수의 연구기관들도 내년 우리 경제전망치를 2.0% 미만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끝없는 추락을 계속하는 결정적 원인은 미·중 무역 갈등과 반도체 경기 악화를 비롯한 불확실성의 증가와 소비위축 등 대내·외 악조건들이 개선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정부의 잘못된 경제 정책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경기가 나빠질수록 식품·외식업계의 불황도 끝없는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우리 경제에 디플레이션 징후가 나타나자 초저가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4분기 사상 초유의 적자를 기록한 이마트가 대책으로 내놓은 전략 중 하나가 온라인보다 더 저렴한 초저가 상품을 개발·출시하는 것이었다. 생수를 비롯한 일부 제품의 초저가 전략은 일시적으로 고객을 불러 모으는 계기는 될 수 있다. 하지만 초저가 전략은 지금과 같은 불황에서 임시방편은 될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치유책은 될 수 없다. 식품·외식업계도 불황이 지속되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현상이 초저가 전략이다. 

초저가 전략이 성공하기 힘든 이유
초저가 전략이 성공하기 힘든 가장 큰 원인은 초기의 상품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개업 초기의 상품력을 유지하거나 더 높이기 위해서는 적정이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경쟁력(노하우)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국내 대다수의 기업이 이런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개업초기에는 내점 객수가 크게 늘어 원가를 맞출 수 있지만 고객이 감소하거나 식재 파동 등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경우 원가상승으로 인해 이익을 만들어 낼 수 없는 구조가 된다. 

4~5년 전 우후죽순 퍼졌던 삼겹삽 무한리필 프랜차이즈업체가 대표적 사례다. 판매가 9900원 혹은 1만5000원에 삼겹살과 목살 등을 마음껏 먹을 수 있어 대박 행진을 계속하자 삽시간에 프랜차이즈가맹본부가 난무했다. 하지만 1~2년을 넘기지 못하고 모두 폐업을 했다. 초기의 상품력을 유지하지 못해 소비자가 외면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외식업계에서 돼지갈비 무한리필점으로 파격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M기업 역시 지금과 같은 호황을 누리기 위해서는 개업 초기의 상품력을 유지할뿐 아니라 더 높일 수 있는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 

끊임없는 개선과 혁신으로 상품력 높여야
초저가 전략으로 상품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경쟁력은 결국 끊임없는 개선과 혁신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20여 년 이상의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 외식업계에서 초저가 전략으로 성장한 수많은 외식기업의 경우 대다수가 무한경쟁의 아수라장 속에서 끊임없는 개선과 혁신으로 상품력을 지속해서 높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국내 식품·외식업계의 좀 더 과감한 개선과 혁신이 아쉬운 이유다. 

제 아무리 불황이라도 국내 소비자들이 반드시 초저가 전략만을 선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합리적인 매가 전략을 지향하며 상품력을 높이는 것이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사이클을 길게 가져갈 수 있는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초저가 전략은 불확실성의 요소가 많아 자칫하다가는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위험요소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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