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탄식… 곳곳에 ‘임대’, ‘폐업’, ‘휴업’
깊은 탄식… 곳곳에 ‘임대’, ‘폐업’, ‘휴업’
  • 특별취재팀=육주희 기자.박현군 기자.이동은 기자.정태권 기자
  • 승인 2020.09.0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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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코로나19 2차 확산
코로나19 2차 대유행 이후 서울 주요 상권 현황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둘째 날인 지난달 31일 오후 6시 명동 거리 모습.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둘째 날인 지난달 31일 오후 6시 명동 거리 모습.

지난 8월 15일을 기점으로 코로나19 2차 대확산이 시작되면서 외식업계가 벼랑 끝에 몰렸다. 그동안 외식업소들은 매장 내 열감지기, 손소독제 등을 비치하는 자체 방역과 2m 거리두기, 식탁 위에 가림막 설치 등을 시행하면서 어렵게 영업을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 15일 광복절 광화문 집회 이후 2차 대확산이 시작되고 정부의 방역 대책이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까지 격상되면서 영업시간 축소에 따른 단축 운영, 임시휴업 등과 같은 막다른 길로 내몰리고 있다. 코로나19 2차 대확산 이후 변화한 주요 상권을 살펴봤다.

■ 명동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둘째 날인 지난달 31일 오후 6시 명동은 적막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관광객이 사라진 명동 상권은 인근 지역에서 근무하는 회사원과 단골로 근근이 운영해 왔다.

부대찌개 식당에서 근무하는 한 매니저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손님 수에 따라 마감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곤두박질 친 매출이 겨우 100만 원 정도까지 올라왔다”며 “그러나 코로나19 2차 대감염이 다시 발생한 8월 15일 이후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기 시작해서 매출이 20만 원 정도로 뚝 떨어졌다”고 한숨 지었다.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 레스토랑에 선정된 명동교자는 지난달 30일부터 2호점은 오후 3시까지 점심시간만 영업하고 그 이후 시간은 문을 닫는다. 찾아오는 손님은 근처에 있는 1호점으로 직원이 안내하고 있다. 2호점 입구에서 안내하던 직원은 “2차 확산으로 인해 손님이 줄어 부득이하게 영업시간을 단축했다”며 “열화상 카메라와 손 소독제 등을 구비했고 자체적으로 매장을 소독하면서 버텼지만 이번에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명동 거리에 있던 노점상도 사라졌다. 서울시가 ‘천만시민 멈춤 주간’을 선포하며 집합 제한 대상에 포함된 카페, 음식점 외 점포들에도 동일하게 집합 제한 조치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거리에 그 많았던 노점상 리어카가 모두 사라지고 마스크를 판매하는 리어카 1대만 덩그러니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명동은 대로변을 벗어난 골목길에는 휴업과 폐점을 알리는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보통 4층 규모 건물에 2개~3개의 외식업소가 입주해 영업을 해왔지만 지금은 각 층마다 ‘임대’, ‘폐업’, ‘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어지럽게 붙어 있고 심지어 건물 두 채가 나란히 비어있는 경우도 빈번했다. 

떡볶이 프랜차이즈 브랜드 두끼 매장도 불이 꺼진 채 입구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영업을 중단…10월 3일에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디저트 카페 설빙 매장은 간판에 불은 들어왔지만 마찬가지로 ‘8월 31일부터 9월 4일까지 임시휴업’을 하겠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근근이 영업하는 외식업소는 수십 년 터를 잡고 영업을 해온 노포가 대부분이었다. 단골과 인근 지역에서 일하는 회사원들 때문에 차마 문을 닫지 않은채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홍대에는 폐점한 매장에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채 방치돼있는 건물이 꽤 있었다. 사진=박현군 기자 foodnews@
홍대에는 폐점한 매장에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채 방치돼있는 건물이 꽤 있었다. 사진=박현군 기자 foodnews@

■ 홍대
홍대 핵심상권도 급격하게 무너진 모습이었다.
탐앤탐스와 놀부가 입점해 있는 빌딩은 폐점한 매장에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채 방치돼있고 인근 골목에는 새로 입점하기 위한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었다.

한 블록 지난 홍대 로데오거리 일대는 내방객 수는 현저히 줄었으나 임대 건물에 새롭게 입점하거나 기존의 인테리어를 리뉴얼하는 매장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이곳도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은 어쩔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 지역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조진우(45·남) 씨는 “코로나19로 수많은 가게가 폐업했다. 다만 상권 특성상 매물이 나오기 무섭게 새로운 임차인이 나타나고 가게가 새단장되기 때문에 외부인들은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할 뿐”이라고 말했다.

■ 대학로
서울 지역 내 젊음과 낭만의 거리였던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뒷편에도 한산함을 넘어 을씨년스러움이 느껴질 정도였다. 대학로에는 이미 연극과 공연이 사라진 지 4개월이 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 기간에는 대학로 상권을 지켜오던 맛집들도 하나둘씩 문을 닫았다. 

지난 1일 대학로 베스킨로빈스, 탐앤탐스, 커피 빈 등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들은 매장 내 영업이 전면 금지되고 테이크아웃·배달 영업만 가능해지면서 아르바이트 직원 1명씩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곳들은 본래 2~3명의 아르바이트 직원들이 상주하며 바쁘게 움직였던 곳이다. 매장 내 영업 금지가 강제되지 않은 개인 커피숍들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지역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던 정찬호(46·남) 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 이후 대학로에 인적이 끊겼다. 매장 취음 허용 여부는 의미가 없다”며 “2.5단계 조치가 끝날 때까지 휴업을 한다며 셔터문을 내리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대학로에서 20여 년 넘게 영업을 해 온 비어할레도 이번 조치로 오는 9일까지 임시휴업을 한다는 안내문을 붙여놓고 굳게 문을 닫았다.

강남역 상권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외식업소의 임대 매물이 수두룩하다.
강남역 상권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외식업소의 임대 매물이 수두룩하다.

■ 강남역
강남역은 대로변 상권과 뒷골목 상권이 차이를 보였다. 지난달 31일 오후 3시쯤 방문했을 당시 강남역 대로변에 있는 매장들은 코로나19 2차 재확산에 큰 타격을 입지 않은 듯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다만 대로변을 벗어나 뒷골목으로 들어가니 건물 곳곳이 임대 문의나 임시휴업 안내문을 붙여놓은 채 문을 닫은 모습이었다. 

평일과 주말을 불문하고 저녁이면 줄을 서서 들어가던 유명 펍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적극 협조하고 고객님과 임직원 모두의 안전을 위해 8월 30일부터 9월 6일까지 임시 휴업을 결정하였습니다’라는 내용의 안내문만 붙어 있었다. 

고깃집이 늘어선 고기 골목도 적막한 모습이었다. 고깃집은 주로 저녁 영업을 하기 때문에 오후 방문 당시 대부분이 영업을 하고 있지 않았다. 다만 임시휴업 안내문을 붙인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계산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만큼 많은 손님으로 북적이던 파리바게뜨 강남본점도 문을 닫았다. 파리바게뜨 강남본점 출입문에는 지난 7월 29일로 운영을 종료한다는 안내문만 붙어 있을 뿐 건물 안은 텅 비어있었다.

많은 음식점과 카페가 몰려 있는 강남CGV 뒷골목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임창정의 모서리족발’ 매장으로 알려져 있던 3층 규모의 건물에는 전층 임대 안내문이 붙여져 있었고 매운갈비찜 전문점, 고깃집, 카페 등 곳곳이 폐업한 상태였다.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카페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한 외식업소의 경우는 레스토랑 매장은 임시휴업을 하고 카페만 정상 영업하고 있었다.

스타벅스, 할리스커피, 커피빈 등 프랜차이즈 카페는 매장 내에서 취음을 할 수 없도록 테이블과 의자를 치워놓거나 이용 불가 안내문을 붙여놓은 상태였다. 대형 매장임에도 불구하고 직원 혼자 테이크아웃 주문을 받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 프랜차이즈 카페 알바생 A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이후 혼자 나와서 일을 하고 있다”며 “평소에는 1층과 지하까지 테이블에 손님이 꽉 찰 정도였는데 오늘은 테이크아웃 고객도 20명이 안 된 것 같다. 혼자 일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신사동 가로수길 건물 곳곳에는 임대 문의나 임시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특히 대형 고층 빌딩에 ‘전층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는 곳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사진=이동은 기자lde@
신사동 가로수길 건물 곳곳에는 임대 문의나 임시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특히 대형 고층 빌딩에 ‘전층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는 곳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사진=이동은 기자lde@

■ 가로수길
지난달 31일 오후 2시쯤 찾은 신사동 가로수길 거리는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입소문 난 맛집들과 대형 카페들이 모여 있어 평일 낮에도 꽤 북적거리던 가로수길 중심가에는 방문객 대신 도로에 차들만 줄지어 다니고 있었다. 

건물 곳곳에는 임대 문의나 임시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특히 대형 고층 빌딩에 ‘전층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는 곳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코로나19 2차 대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프랜차이즈 카페들은 매장 내 영업을 중단하고 테이크아웃 고객 주문만 받고 있었다. 영업이 가능한 개인 카페도 대체로 한산했고 규모가 있는 개인 카페의 경우에는 매장 내에서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회의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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