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를 꿈꾸는 한국의 백년가게 기대한다
맥도날드를 꿈꾸는 한국의 백년가게 기대한다
  • 박호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총장
  • 승인 2023.08.04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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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 출장을 가거나 여행을 갈 때마다 빠지지 않고 검색하는 사이트가 있다. 바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운영하는 ‘백년가게’다. 특별한 메뉴, 깊은 손맛으로 늘 큰 감동을 주는 곳들이다. 

TV와 유튜브에서 소개되는 맛집 정보들은 넘쳐난다. 맛있게 찍은(표현이 적절한지 모르겠다) 사진과 고객 후기를 보면 순간 입맛이 혹(惑) 하지만 선뜻 믿음이 가지는 않는다. 적지 않은 곳이 상업적으로 홍보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년가게를 검색해 찾곤 했다.

어렵게 찾는 재미와 기대감도 있었지만 한 편으로는 아쉬움도 남았다. ‘전국거리 곳곳에서 좀 쉽게 백년가게의 음식을 즐길 수는 없을까?’, ‘저분들이 나이가 들거나 건강이 나빠지시면 어떻게 손맛을 지키고 누가 가게를 이어가지?’. 해결책으로 프랜차이즈화가 대안이라고 판단돼 이런저런 고민을 해보았다. 먼저 백년가게 업계 관계자를 만났다. 비슷한 생각과 고민, 그러나 다른 우려와 걱정을 하고 있었다.

이근 백년가게협동조합연합회 이사장은 “창업자에서 2~3대로 넘어가면서 사업을 확대하고 싶은 젊은 경영자들이 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주변의 권유로 성급히 프랜차이즈를 추진하려다 본업까지 위태롭게 된 사례도 적지 않았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백년가게들의 역량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세심하고 체계적으로 프랜차이즈화를 지원할 수 있다면 업계의 우려를 해소하고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지정한 백년가게는 업력 30년 이상 된 업소로 현재 전국에 1346개가 지정됐다. K-푸드 열풍으로 해외 관광객들의 발길도 크게 늘고 있다. 인천공항에도 백년가게 레시피를 이용한 가게가 들어서고 밀키트 등으로 제조해 판매하는 백년가게들도 있다. 실제로 36년된 경북 영주의 작은 쫄면집은 브랜드화에 성공해 일본과 호주로 수출까지 하는 등 해외 진출 경쟁력까지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 7월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중기부 장관을 역임했던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실 주최로 ‘백년가게 사업의 프랜차이즈화 지원방안’을 위해 각계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댔다. 

권 의원은 “소상공인에게 새로운 활로와 기회를 제공하는데 프랜차이즈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사업모델”이라며 “지원방안이 잘 마련된다면 소비자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은 성공한 사업모델을 가진 백년가게 소상공인들에게 가맹본부로 도약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성희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FCMBA 겸임교수도 “백년가게는 브랜드 인지도가 형성돼 있기에 K-푸드 글로벌화를 위한 프랜차이즈 지원사업과 연계해 지원하면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이 교수는 특히 “성공한 로컬가게를 고도화해 개인 자영업자의 운영한계를 극복하고 시스템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외식 프랜차이즈는 정보공개서가 등록된 브랜드만도 6000여 개가 넘을 정도로 초과밀포화상태다. 브랜드 존속 연수는 3.5년에 불과하고 매년 2700개 업체가 폐업한다. 또 63%는 직영점 한 곳 없이 운영되고 있고 가맹점 한 곳 없는 곳도 44%에 달한다. 프랜차이즈 지식이 없는 예비창업자들은 물론이고 전문가조차도 옥석(玉石)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다. 

이런 어지러운 상황에서 30년 이상 가게를 영업해온 백년가게는 인지도와 맛 측면에서는 충분한 경쟁력이 검증됐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맥도날드, 피자헛도 미국의 시골 작은 마을 가게에서 출발해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성장했다. 한국의 한 작은 시골 백년가게가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달려가는 미래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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