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청년 백수 126만 명… 중소기업에서 돌파구 찾아야
[사설]청년 백수 126만 명… 중소기업에서 돌파구 찾아야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23.09.1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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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이후 중소식품·외식업계의 가장 큰 어려움을 꼽으라면 단연 인력난이라 할 수 있다. 코로나19 위기 이전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최근에는 더욱 심각하다. 특히 대중음식점의 경우는 인력난이 한계에 와 있다. 수없이 많은 곳에 광고를 내도 면접은커녕 전화 한 통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나마 찾아오는 이들은 거의 60대가 넘는 고령층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년 미취업자 수는 126만 명이 넘었다. 청년 미취업자 중 졸업한 지 수년이 지나도 취업하지 못한 이들이 허다하다. 취업하지 못한 청년 대다수가 불안정한 단기 일자리를 전전하고 일부는 취포족(취업을 포기한 이들을 칭함)이 되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취업은커녕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이들이 크게 늘면서 ‘청년실신’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청년실신’이란 ‘청년 실업자’와 ‘신용불량자’의 합성어로, 취업이 늦어지면서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는 20대의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신조어다. 

“그냥 쉰다” 청년층 40만 명… 청년 신불자 증가

청년들은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반면 식품·외식업계를 비롯한 중소기업은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청년들이 취업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첫째 양질의 일자리 부족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청년들이 선호하는 취업 대상은 대기업 64.3%, 중소기업 15.7%로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하지만 대기업 취업 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국내 대기업 중 고용을 크게 늘리는 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장기 침체와 고금리, 미·중 패권전쟁, 중국발 경제 위기론 등 대내·외 악재로 인해 긴축 경영에 들어간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대폭 줄이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전 한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중 65%가 하반기 대졸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하거나 채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정부가 지원하는 신규 일자리 역시 대부분 고령층 일자리가 주도하면서 청년들이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지난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취업자 수는 26만800명이 늘었고 이중 60대 이상은 30만4000명이 증가했지만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만3000명 감소했다. 경제 활동에 참여하지도 않고 취업할 의지도 없이 ‘그냥 쉰다’는 청년도 2개월 연속 40만 명을 웃돌고 있다.

둘째는 정부가 지급하는 과도한 실업급여 제도 탓이기도 하다. 현재 최저임금의 80%까지 지급하다 보니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면 취업하지 않고 단기 취업을 해 몇 달 일하고 사직하는 일을 반복하는 청년들이 많다. 실업급여로 최저임금에 준하는 지원을 받고, 한편으로는 현금으로 지급하는 일자리를 전전하면 취업할 필요도 없이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업급여를 받기 위한 각종 부정과 부조리, 꼼수가 성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라서 실업급여의 하한액을 대폭 낮추거나 수급 자격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최근 실업급여 제도를 대폭 수정 보완한다는 방침이지만 쉽지 않은 모양이다. 

중소기업 근무 경험, 성장 잠재력 높고 기회 많아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면 최고의 대책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만성적으로 구인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을 위해 정부의 과감하고도 폭넓은 지원책이 필요하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한편 매력적인 근무환경과 대우를 해 준다면 청년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정부의 지원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이 투자할 여력은 더욱 없다. 

‘중소기업은 업무가 힘들고 업무량이 많지만 처우는 낮다’ 는 고정 관념에서 ‘중소기업은 업무량이 많고 힘들지만 창업을 위해서 혹은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는 오히려 대기업보다 기회가 많다’라는 고정 관념으로 바꾸는 일이 시급하다. 청년들 스스로 눈높이를 낮춘다면 얼마든지 취업할 기회는 많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것보다 다양한 업무를 접할 수 있는 중소기업의 근무 경험은 성장 잠재력이 월등히 높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청년창업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고 자신의 삶을 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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