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식품업계에서 가장 주목받은 히트작을 말하라면 단연 ‘먹태깡’을 꼽을 수 있다. 농심이 지난해 6월 출시한 먹태깡은 6개월 만에 약 1170만 봉이 판매되며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농심은 먹태깡의 인기에 힘입어 후속 제품으로 먹태 맛을 접목한 용기면 신제품 ‘먹태깡큰사발면’과 스낵 신제품 ‘포테토칩 먹태청양마요맛’까지 출시했다.
품귀현상으로 오픈런까지 생길 만큼 먹태깡의 인기가 이어지자 비슷한 콘셉트의 먹태맛 과자들이 줄줄이 출시됐다. 식품업계의 베끼기 현상이 또다시 시작된 것이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9월 ‘오잉 노가리칩 청양 마요맛’을, CU는 PB 상품으로 ‘청양마요맛 새우칩’을, 상일제과는 GS25를 통해 ‘먹태쌀칩 청양마요맛’을 선보였다. 문제는 식품업계의 베끼기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2014년에는 해태제과가 출시한 허니버티칩이 인기를 끌자 유사 제품 출시가 잇따랐고, 2022년에는 CU의 연세우유생크림빵이 메가 히트 상품으로 주목받자 미투제품이 마구잡이로 등장했다.
이 같은 식품업계의 베끼기 현상은 신제품 대비 마케팅 비용 절감과 매출 증대 효과를 동시에 얻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오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히트 상품을 활용해 다양한 파생 상품을 만들 경우 큰 마케팅 비용 없이도 주목받을 수 있고 매출도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며 “하루에도 너무 많은 신제품이 출시되기 때문에 제조사 입장에서는 소비자가 한 번이라도 먹어보도록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신 트렌드에 맞춰 신제품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 즉각적인 반응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사 제품만 빠르게 생산해 선두업체의 인기에 편승한다면 해당 기업은 점차 경쟁력을 잃어갈 수밖에 없다. 차별화된 자체 제품을 위해서는 연구·개발 투자에 더욱 공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