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사업에 성공하려면
프랜차이즈 사업에 성공하려면
  • 김병조
  • 승인 2007.02.01 0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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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조 <본지 데스크/편집위원>
지난해 회사 근처에 ‘굴밥집’이 새로 생겨 점심을 먹으러 갔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개업하는 날이었다. 굴밥을 시켰는데 가져온 굴밥에는 굴이 한 점도 보이지 않았다. 서빙하는 종업원들도 우왕좌왕 갈피를 잡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그렇다고 손님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닌데 말이다.

얼마 전에는 회사 근처에 ‘순대국집’이 또 하나 새로 생겨 역시 개업하는 날 직원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갔다. ‘순대국’과 ‘뼈해장국’을 시켰다. 한 참을 기다려 나온 음식을 한 숟가락 떠먹어 보고 나는 수저를 놓고 말았다. 아무리 참고 먹으려고 해도 도저히 더 이상 먹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밥을 먹지도 못하고 밥값만 지불하고 그냥 나와 버렸다. 그 집도 역시 프랜차이즈 가맹점이었다.

나는 그 뒤로 그 두 식당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 한참 뒤 굴 없는 굴밥을 내줬던 굴밥집 근처에 가봤더니 그 문제의 굴밥집은 일식집으로 이미 바뀌어 있었다. 순대국집은 아직 간판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그 집 역시 머지않아 없어질 것으로 확신한다.

요즘 국내 외식업계는 그야말로 프랜차이즈 전성시대다. 규모의 경제 논리가 작용하는 외식업계도 이제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아니면 경쟁력을 갖추기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외식업을 창업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고, 이런 시대적 현상이 작용해 각종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흥하는 업체보다 망하는 업체가 훨씬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유가 뭘까.

프랜차이즈 사업의 본질은 다수의 가맹점 전개와 개업한 가맹점의 성공적인 안착이다. 그래야만 가맹비와 로열티 수입 등이 많아지고, 물류 유통에 따른 수입까지도 생겨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빠른 시간 내 많은 가맹점을 전개하는 데만 급급하지 가맹점의 폐점율을 줄일 데는 상대적으로 소홀하다.

가맹점 폐점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철저한 교육이다. 특히 가맹점을 오픈하기 전의 사전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아주 짧은 기간의 교육과정만 거치고 가맹점을 오픈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보통 2~3주에 불과하고 심지어는 1주일 정도의 교육만을 하고 가맹점을 오픈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니 굴 없는 굴밥이 나오고, 한 숟가락만 먹어 보고도 더 이상 먹고 싶지 않는 음식이 나오는 것이다.

철저한 준비나 교육 없이 속전속결로 가맹점을 오픈하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재정적으로 빈약한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거액을 들인 가맹점 모집광고의 효과를 빠른 시일 내에 보고자 하고, 또 가맹점주들도 빨리 점포를 오픈해서 돈을 벌고자 하는 성급한 마음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고객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네들 입장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느 외식업체나 상권이라는 것이 있고, 해당 상권에서는 점포가 새로 하나 생기면 주변 고객들은 2~3개월 안에는 새로 생긴 업소에 가보게 돼있다. 첫 발걸음에서 맛없는 음식, 불친절한 서비스를 경험한다면 다시는 그 집에 발걸음을 하지 않게 마련이다. 그 중요한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들이 많기 때문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수없는 시뮬레이션을 거쳐 완벽한 준비가 됐을 때만이 폐점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사업 준비기간만도 3년이나 걸려 최근 새롭게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어느 업체의 경우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업체는 우선 가맹점주들의 초기 개설비용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가맹점 개설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간판 등 필수적인 설비를 제외하고는 통일된 인테리어를 하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그리고 2~3개월이 걸리더라도 완벽한 준비가 될 때까지 철저한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나아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을 못할 경우에는 가맹점주가 성공할 때까지 다른 브랜드로 무상 교체해주는 ‘브랜드 리콜제’까지 시행한다고 밝혔다. 가맹점 폐점율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취지에서라고 한다.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챙기기에 급급한 대다수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교훈으로 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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