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부처가 식품업무 통합에 대해 총론은 찬성이지만 각론은 반대하고 있는 것 같다. 식품업무의 통합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으나 자기 부처 업무를 내놓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9일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한 말이다.
“식품산업도 적극 육성해야 한다. 정부는 원료 농산물 생산에서 식품가공 및 외식산업에 이르기까지 국민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할 수 있도록 식품산업 육성대책을 수립・시행할 계획이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 농업계도 변해야 한다. 농림부도 명칭을 포함해서 많은 부분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말은 박홍수 농림부 장관이 지난 11일 열린 ‘제10회 농업인의 날’ 축사에서 밝힌 말이다.
김치파동으로 식품관련 행정체계 개편 논란이 핫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식품관련 업무를 가장 비중 있게 다루고 있는 부처의 두 장관이 한 말들이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두 장관의 발언 이후 양측이 강력히 반발 내지는 비난하고 나서는 등 ‘식품’이라는 ‘밥그릇’을 두고 두 부처가 격돌 조짐을 보이고 있는 양상이다.
그동안 두 부처는 알게 모르게 식품관련 주무부처가 되기 위한 주도권 싸움을 수없이 해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농림부가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Tabler’ 식품안전을 일관성 있게 다뤄야 한다며 식품산업육성법(안) 제정을 추진하는 등 적극적인 공세를 보였지만 보건복지부가 강력히 반발해 뜻을 이루지 못한 바 있다. 최근에는 국무조정실이 농림부의 바통을 이어 받아 식품행정 주무부처 결정과 식품산업발전법 제정을 골자로 하는 ‘식품산업발전종합대책’ 수립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흐지부지 된 상태다.
본지는 어느 쪽이 식품관련 주무부처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나 그 어떤 선입견을 갖고 있지 않다. 다만 식품관련 행정체계 문제를 ‘안전관리’와 ‘산업진흥’ 가운데 어느 한쪽에 무게가 실린 편향적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을 하고 싶다. 그런 시각의 접근으로는 복지부든 농림부든 어느 부처로도 통합내지는 일원화가 사실상 불가능하며, 또 그렇게 돼서도 안 될 것이다.
이는 곧 식품행정을 ‘안전관리’와 ‘산업진흥’을 분리해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며, 또 그렇게 접근할 경우 행정체계 개편 문제 역시 간단히 해결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어떤 방향으로의 개편이든 차제에 식품 행정체계 개편과 관련된 논의의 공론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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