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사태를 보면서
BBQ 사태를 보면서
  • 김병조
  • 승인 2007.04.0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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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조 <본지 데스크/편집위원>
2020년 맥도날드를 능가하는 세계 최대 최고의 프랜차이즈 기업을 꿈꾸며 질주를 하고 있는 제너시스BBQ 그룹이 가맹점과의 갈등으로 휘청하고 있다. 가맹사업이 핵심인 프랜차이즈 기업이 가맹점과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감히 ‘위기’라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싶다.

작금 제너시스BBQ가 겪고 있는 가맹점과의 갈등을 두고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속담처럼 워낙 많은 가맹점을 두고 있다 보니 ‘그럴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볼 때는 그렇지 않다. 경영방식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기업을 경영할 때는 최소한의 기업윤리를 지켜야 한다. 기업윤리는 소비자를 상대로 한 윤리, 종사자들에 대한 윤리, 그리고 사회적 국가적 윤리가 있다. 자사의 제품을 소비해주는 소비자들에게 최선을 다해 최상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고, 그를 위해 애쓰는 종사자들에게는 복리증진과 안정된 일자리를 보장해줘야 한다. 그리고 나아가 기업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할 때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 또한 기업의 윤리다.

제너시스BBQ는 그 중에서 종사자에 대한 윤리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제너시스BBQ의 경우 종사자는 본사 직원은 물론 가맹점주도 당연히 포함된다. 그런데 그동안 본사가 가맹점주들을 상대로 전개해온 경영을 보면 과연 이 회사가 내걸고 있는 경영방침이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올리브유치킨을 출시하면서 가맹점주들에게 매출을 30% 신장시킬 자신이 있다면서 판촉활동에 비용분담을 시켜놓고 매출신장이 뜻대로 되지 않자 ‘New-Type BBQ’라는 새로운 개념의 매장을 전개해서 두 배의 매출로 두 배의 수익을 올려주겠다며 기존 매장의 리로케이션을 독려하고 있다. 동네 뒷골목 상권에서는 더 이상 매출을 신장하기에 한계가 있으니 중심상권으로 옮기고, 평수도 넓히고, 인테리어도 더 고급스럽게 하고, 취급 메뉴와 상품도 더 늘리고 해서 새로운 도약을 해보자는 것이 본사 경영진의 생각이다.

말만 들으면 그야말로 장밋빛 청사진이다. 하지만 기존의 가맹점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본사를 믿지 못하겠다는 불신풍조가 깔려 있는데다가 본사가 추진하고 있는 ‘New-Type BBQ’로 전환하자면 최소한 1억 원 이상의 신규자금을 필요로 하는데 그렇게 할 수 있는 가맹점이 몇 개나 되겠냐는 것이 기존 점주들의 반응이다. 거액의 자금을 들여 창업을 하려면 왜 10평도 안되는 동네 뒷골목 상권에서 BBQ 매장을 운영하겠냐는 것이 점주들의 생각이다.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주는 앞서가는 생각으로 종사자들을 리드해 나가는 리더십도 필요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 종사자들의 수준이나 눈높이와 맞아야 효과를 발휘한다. 현실적으로 따라갈 수 없는 정책을 내놓고 ‘방침이니 따라와라’고 하는 것은 리드하는 것이 아니라 강요하는 것이다. 본사 경영진이 기존 점주들의 그런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New-Type BBQ’를 추진한다면 경영을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것이고, 점주들의 사정을 알면서도 추진한다면 이는 본사의 기업규모와 브랜드 파워가 커졌으니 이제 그에 걸 맞는 종사자(가맹점주)들로 물갈이를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기존 점주들을 ‘토사구팽’ 시키는 거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제너시스BBQ가 그 정도의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뭐니 뭐니 해도 가맹점주들 때문이었다고 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점주들의 사정은 고려하지 않은 채 제대로 검증도 안 된 사업계획을 내놓고 새로 거액의 투자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거나 회사 내의 유사 브랜드인 BHC 가맹점을 BBQ와 동일상권에 입점을 시켜 피해를 주게 하고 있는 행위는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을 만하다.

목표를 향해 불도저식으로 저돌적인 돌진을 하는 것도 필요할지 모르겠지만 기업윤리를 지키면서 옆과 뒤도 돌아보며 차근차근 추진할 때 진정 내실 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불변의 진리를 제너시스BBQ 경영진은 지금 이 시점에서 한번쯤 되새겨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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