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식품외식산업 협의체 구성해야
농업­-식품외식산업 협의체 구성해야
  • 관리자
  • 승인 2007.10.2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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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조 본지 편집위원
농림부가 식품외식산업 주무부처로 자리매김을 해가면서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최근에 부쩍 식품외식산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전라북도는 대규모 식품산업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고 있고, 전라남도는 외식산업을 지역경제 성장 동력 산업으로 육성키로 하고 내년부터 5년간 274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밖에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크고 작은 사업들을 전개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으로 평가한다. 농산물의 대량 소비처인 식품외식산업과 상생의 길을 만드는 것이 곧 국내 농업이 회생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뿐만 아니라 농림부를 비롯한 관공서와 농업 관련 단체 및 학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농업과 식품외식산업의 상생 전략을 모색하는 토론회나 세미나가 줄을 잇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 농업과 식품외식산업이 물과 기름처럼 따로 놀고 있다는데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농업과 식품외식산업의 상생이지만 서로 생각이 다르고 행동도 다르다.

농업 관련 단체나 학계 등에서 주관하는 세미나나 토론회에 식품외식업계 종사자가 참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농업 관련자들만 참석해 우리농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식품외식업과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지만 이를 들어줄 상대가 없다. 지자체들이 식품외식산업 육성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에 대한 식품외식업체들의 반응 또한 시큰둥하다. 전라북도에서 식품산업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갖고 식품외식업계 대기업들을 상대로 공장이전 등 투자를 유도하고 있지만 관심을 갖는 대기업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전라남도가 외식산업을 육성한다고 발표했지만 이것 역시 과연 어느 정도의 실효성을 거둘지 의문이다.

식품외식업계가 외면하는 정책은 무용지물이다. 예산만 낭비할 뿐이다. 수요가 있을 때 공급은 존재한다. 소비 없는 생산은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아무리 좋은 농산물을 생산해 내더라도 대량 소비처인 식품외식산업으로부터 이런 저런 이유로 외면을 받는다면 의미가 없다. 식품외식업체들이 우수한 우리 농산물을 외면하고 있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수입산과 비교했을 때 지나치게 비싼 가격, 일정치 못한 품질, 생산량의 소규모 등이 바로 그것이다.

농업과 식품외식업이 연계 강화를 통해 상생하려면 서로의 입장 차이를 좁혀야 한다. 생산자인 농업계는 소비자인 식품외식업계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하고, 소비자인 식품외식업계도 가격 등 경제논리에 입각한 조건만 따질 것이 아니라 농업이 살아야 식품외식업도 존재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호 정보와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있어야 한다. 가령 ‘농업ㆍ식품외식산업 협의회’ 같은 기구를 만들어 무릎을 맞대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지 않고서 농업과 식품외식업이 상생의 길을 찾는다는 것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마침 농림부가 ‘농업ㆍ농촌기본법’을 ‘농업ㆍ농촌 및 식품산업기본법’으로 전면 개정하고 식품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마련했다. 농림부의 정책대상에 식품산업을 포함시킨 것이다. 농업과 식품외식업을 별개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테두리 안에서 보고 정책을 펼쳐나가겠다는 의미다. 농업이 식품외식업과 무관하지 않으며, 식품외식업 역시 국내 농업과 무관하지 않다는 매우 큰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법개정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농업ㆍ식품외식산업 협의회’ 구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왜냐하면 식품외식업과 관련된 주요 협회 및 단체들은 대부분 농림부가 아닌 보건복지부 소속으로 되어 있어서 상호 정보교환이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농업인 단체와 식품외식업 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농업과 식품외식업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농림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개발하고, 지방자치단체들이 각종 시책을 추진하더라도 그것이 효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농업과 식품외식업이 연계를 강화해 상상하려면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야 가능하다.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는 그 첫 단추는 양자가 만나는 기회부터 가져야 한다. 그것이 곧 ‘농업ㆍ식품외식산업 협의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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