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식품 PL 확대에 대한 소고
대형마트 식품 PL 확대에 대한 소고
  • 관리자
  • 승인 2007.11.30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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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산업경제학과 이정희 교수
최근 대형마트들이 PL(Private Label) 상품을 대거 출시하면서 소매유통시장의 가격파괴 경쟁이 지난 최저가격보상제 이후 또 다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홈플러스는 2006년에 PL 매출비중이 18%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고 롯데마트도 올 해 PL 비중이 약 14%가 될 것이라고 한다. 국내 대형마트 1위업체인 이마트는 10% 미만인 PL 매출 비중을 지속적으로 증대시켜 10년 후에는 30%의 비중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한다.

한편 대형마트들의 PL 비중 증대는 NB(National Brand)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식품제조업체들에게 위기인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위기는 PL과의 경쟁 심화와 마진 감소 등으로 나타날 것이고, 기회는 제판동맹(제조업체와 판매업체의 동맹)으로 매출증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제조업체들이 유통업체의 PL 상품을 제조·납품하는 동기로는 크게 경제적 동기와 관계동기, 그리고 경쟁동기가 있다. 경제적 동기는 생산시설 가동률의 증대와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관계동기는 소매업체와의 관계를 증대시키고 소비자와의 접점인 매장에서 POP광고, 진열 등에서 유리함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동기는 저가격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등의 이유가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PL은 식품과 같은 생필품에 주로 적용되며, 유통업체의 규모화가 선행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소매업체의 PL 비중 증대는 글로벌화 및 규모화와 함께 나타나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PL 비중이 높은 국가로는 영국을 중심으로 한 서유럽 국가들이 있으며 이밖에 미국 등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선진국 시장에서 PL 비중이 높은 주된 이유로는 기업체인형 소매업이 발달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소매업체들이 경쟁업체들과의 차별화 전략의 하나로 PL을 개발하는 머천다이징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반면에 일본은 전체시장에서 PL 비중이 약10% 정도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은 선진국 중에서 아직 중소유통업의 비중이 높고, 또한 NB 영향력이 높은 시장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대형마트들의 PL 확대는 특히 식품제조업체들에게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PL 상품을 납품하지 않는 제조업체들은 PL 제품과의 가격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PL 확대에 따라 단기적으로 시장 1위 브랜드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고 2, 3위 브랜드들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형마트들의 PL 상품과 1위 브랜드의 병행진열이 계속되고 PL 상품의 품질이 1위 브랜드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소비자에게 인식이 되면 1위 브랜드들도 위협을 받을 것이다. 결국 제조업체들은 이제 소매업체 PL 제품과의 한판 싸움이 불가피하며 앞으로 제품의 품질 및 브랜드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제조업체들의 지위를 지킬 수 있을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1996년 유통시장 개방 이후 국내 유통시장은 빠르게 변화하여 왔다. 특히 유통업체의 규모화와 함께 산업 발전이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는 반면에 유통경로상의 유통주체들 간 갈등도 발생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대형마트 PL 확대도 대형마트와 제조업체간 힘겨루기와 갈등으로 번지지 않아야 할 것이다.

시장에서 경쟁이라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고 이를 통해 산업이 발전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앞으로 PL 확대는 시장 트렌드 이지만, 대형마트는 거래관계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통해 비용전가와 같은 오해를 받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기존제품에 라벨만 바꾸는 PL이 아닌, 경쟁업체와 차별화 될 수 있는 독특하고 경쟁력 있는 진정한 PL 상품 개발의 역량을 갖추어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소매시장을 제로섬(zero sum) 게임이 아닌 포지티브섬(positve sum) 게임으로 발전시키고 상생하는 길이다.

또한 식품제조업체는 시장의 트렌드를 인정하고 시장변화에 부응하고 끊임없는 제품력 향상을 통해 그 경쟁력을 높여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유통채널을 다양화하고 새로운 유통채널을 찾으려는 노력 등 급변하는 시장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고 대비하는 노력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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