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청 건강기능식품규격팀 이연경
부모님 설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아내와 같이 백화점에 간 A씨. 무슨 선물이 좋을까 고민하던 A씨의 눈에 들어온 것은 건강기능식품매장이다. 작년부터 무릎도 시큰거리고 피로가 안 풀린다고 하시던 부모님 얼굴이 어른거리기도 하고, 매장 직원의 청산유수같은 설명에 솔깃한 A씨는 추천 상품을 집어들고 말았다.그러나 좋은 선물을 마련했다는 뿌듯함도 잠시, A씨는 뭔지 모를 찜찜함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피로 회복, 체력 증진 등등 몸에 좋다고 해서 사기는 샀는데 정말 몸에 좋기는 한건지 뭐가 얼마나 들어있는 것인지 의구심은 날로 커져 가지만, 속 시원히 알아볼 수 있는 곳도 마땅치 않다.
이웃집에 살고 있는 B씨는 A씨의 하소연을 듣고 제품의 표시사항을 꼼꼼하게 살펴볼 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A씨의 의문은 끝나지 않았다. ‘너무 많이 써 있잖아! 도대체 무엇을 보라는 거지?’
이럴 때 A씨에게 필요한 것은 뭐? 바로 건강기능식품 표시에 대한 포인트 레슨이다. 이제부터 이 땅에 존재하는 수많은 A씨를 위한 건강기능식품 표시 포인트를 알아보자.
첫 번째 포인트는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문구나 마크를 확인하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기능성과 안전성을 평가하여 인정한 건강기능식품은 제품명이 표시되는 면에 ‘건강기능식품’이라는 글씨를 쓰거나, 건강기능식품을 나타내는 마크를 표시하여야 한다. 명심하자. ‘건강식품’도 아니고 ‘건강보조식품’도 아닌, ‘건강기능식품’이다.
두 번째 포인트는 제품의 포장에 기재되어 있는 기능성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다.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 내용은 제품을 제조하거나 판매하는 사람이 임의로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근거 자료를 꼼꼼하게 검토하여 인정하고 있다. 또한, 인정한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건강기능식품정보 홈페이지(hfoodi.kfda.go.kr)에 인정한 기능성 내용과 원료에 대하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문구와 기능성 내용을 확인하는 것에 이은 세 번째 포인트는 영양기능정보표를 확인하는 것이다. 영양기능정보표에는 제품에 함유되어 있는 영양성분에 대한 정보, 제품 내에 실제로 기능성을 나타내는 성분이나 제품이 잘 만들어질 수 있도록 관리하는 성분에 대한 정보들이 들어있다.
영양기능정보 중간에는 탄수화물, 지방 등의 일반 성분과 비타민, 무기질 등의 영양 성분의 명칭과 함량, %영양소기준치가 1회에 먹는 양을 기준으로 표시된다. 영양소기준치란, 하루에 섭취하기에 적당하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정한 분량을 말하는데, 2008년 6월부터는 영양소기준치의 30%보다 많이 들어있는 비타민, 무기질은 그 명칭과 함량을 영양기능정보표에 반드시 표시하게 된다. 이 비율은 영양기능성분표의 %영양소기준치란에 확인할 수 있는데, 건강기능식품 뿐만 아니라 일반 식품에도 모두 표시가 되어 있다. 건강기능식품, 일반식품 합쳐서 100이 되도록 먹는 것이 바람직하니, 하루에 100을 섭취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적당히 먹는 센스를 발휘해보자.
영양기능정보표 하단으로 눈을 돌려보면 ‘기능(지표)성분’의 명칭과 함량이 표시되고 있는데, 이 부분과 같이 보아야 할 부분이 바로 ‘원료명 및 함량’이다. ‘원료명 및 함량’에 나열되는 여러 원료들 중 가장 처음에 나오는 원료가 바로 이 제품의 핵심인 ‘기능성 원료’이며, ‘기능(지표)성분’은 바로 이 ‘기능성 원료’에 들어있는 성분으로서, 기능성을 나타내거나 제품 제조 관리의 기준이 되는 성분을 말한다. 구매한 건강기능식품에 무엇이 들어있어 기능성이 나타나는지 궁금했는가? 원료명 및 함량의 ‘첫 번째 원료’와 영양기능정보표의 ‘기능(지표)성분’에 해답이 있다.
영양기능정보표까지 확인했다면, 마지막 포인트는 섭취방법을 확인하고 이를 응용해서 하루섭취량을 알아보는 것이다. 응용이라는 말에 겁먹을 것은 없다. 그저 아주 간단한 산수가 필요할 뿐이다.
예를 들어 보자. 영양기능정보표의 1회 분량이 1캅셀이고 섭취량 및 섭취방법이 ‘1일 2회 섭취’로 제시된 제품은 하루에 2캅셀을 먹는 셈이다. 그렇다면 기능성분으로 제시된 감마리놀렌산은 하루에 얼마를 먹게 되는 것일까? 1캅셀에 130mg이 들어있으니 2캅셀에는 260mg. 이 제품을 먹으면 하루 2캅셀에 감마리놀렌산 260mg을 먹는 셈이다. 지방같은 일반 성분이나 비타민, 무기질같은 영양 성분도 얼마든지 응용이 가능하니, 매일매일 가계부 정리하는 것처럼 하루에 먹은 일반 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을 늘어놓고 %영양소기준치의 합은 100에 근접하는지, 하루에 먹은 영양성분이나 기능성분은 얼마인지 계산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일 것이다.
지금까지 내게 맞는 건강기능식품을 고르기 위해 꼭 살펴보아야 할 네 가지 포인트를 알아보았다.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거나 섭취할 때 네 가지를 모두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은 다른 이의 설명 백번을 듣는 것이 표시사항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는 것이다. 꼼꼼하게 뜯어보자. 당신이 궁금했던 것들의 해답이 당신의 손 안에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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