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가격 급등과 식품산업
곡물가격 급등과 식품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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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3.1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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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산업경제학과 이정희 교수
최근 곡물가격의 급등에 의한 물가인상 현상인 애그플레이션의 확산으로 전 세계 경제에 적색 경고등이 켜졌다. 국제곡물가격은 경제이론의 기본인 수요·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최근의 곡물가격 상승은 이런 수요 요인과 공급 요인으로 설명될 수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신흥 개발도상국가들의 경제성장에 의해 곡물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국제유가 인상에 따른 곡물 생산비 증가와 옥수수와 같은 곡물을 이용한 바이오 연료 사용 확대로 식량용도의 곡물공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곡물수급의 차질은 곡물가격의 상승을 초래하면서 물가 전반에 인플레이션을 야기하는 경제문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곡물가격이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세계 곡물 가격 동향’에 의하면 옥수수의 선물가격이 2008년 3월물 인도분이 2008년 2월 11일 현재 t당 198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2.3% 상승하였고 앞으로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밀의 선물가격은 2008년 3월물 인도분이 소맥 선물가격이 2월 11일 현재 톤당 398달러로 전년 동월대비 63.1%, 전월대비 13.7% 상승하였다. 2005년 상반기까지 소맥의 선물가격이 t당 120~130달러 수준을 유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그 사이에 약 270달러 상승한 것이다. 대두의 경우도 2008년 3월물 인도분이 2008년 11월 현재 t당 487달러로 전년 동월대비 57.1%, 전월 대비 5.0% 상승하였다.

식품의 주원료인 곡물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곡물가격 상승의 영향이 그 어느 나라보다 클 것이다. 현재 한국의 곡물자급률은 약 27%이며 이 또한 쌀을 제외하면 5%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곡물을 이용한 가공식품의 수입 원료 의존도는 절대적이라고 볼 수 있다.

국제곡물가격의 인상은 식품가격의 주된 인상요인이기에 식품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크다. 이미 곡물가격 급등은 국내 식품가격 인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라면을 포함한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는 식품가격들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이제 애그플레이션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식품가격 인상은 선진국과 저개발도상국을 망라하여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지난 15년 동안 경기불황으로 디플레이션을 겪어 왔던 일본도 최근 국제곡물가격 급등으로 17년 만에 처음으로 식품가격이 인상되었다고 한다.

이제 식품제조업체와 외식업체를 포한한 식품산업계의 가격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격인상은 정부의 물가안정을 위한 통제, 대형유통업체와의 갈등, 소비자 수요의 감소 등의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최근 대형유통업체들의 PL 브랜드 확산 움직임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은 어려움 속에서 식품산업계는 당면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하여야 할 것이다. 만약 원료비 상승에 따른 가격인상을 필요이상으로 하거나 중량 눈속임 등으로 소비자 신뢰를 떨어뜨리고 사회적 비난을 받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다. 이미 몇몇 업체가 이 같은 일로 소비자들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이 때 식품제조업들은 생산성 향상과 불필요한 마케팅 비용 감소 등을 통한 원가절감 노력으로 우리 경제가 직면한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능동적으로 동참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 같은 노력이 있어야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받고 인정받는 위치에 설 수 있다.

한편 유통업체들도 이러한 제조업체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마진 감소를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대형유통업체들의 규모를 이용한 힘의 남용으로 식품제조업체들과 갈등을 유발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져야 할 것이다. 곡물가격 급등으로 나타난 어려운 상황에서, 제조업체나 유통업체 모두 함께 머리를 맞대고 비용 절감의 노력을 공동으로 기울여야 한다.

정부 또한 해외에서의 곡물수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하고,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곡물수급을 위한 정책 수립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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