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수산식품부'를 위한 변명 & 응원
'농림수산식품부'를 위한 변명 & 응원
  • 관리자
  • 승인 2008.11.2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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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 1982년에 발표된 박완서 작가의 소설제목이다. 내 생각에 그 보다 더 아름다운 '겨울찬가'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멋진 제목이어서 그 동안 자주 써먹었던 말이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겨울도 있었다.

외환위기로 IMF 관리체제를 맞았던 1997년 말-98년초의 그 겨울은 따뜻하기는커녕 얼마나 춥고 을씨년스러웠던지.

오죽했으면 자정 가까운 시간 나 홀로 불쑥 찾아간 노래방에서 온몸으로 불러 재꼈던 조용필의 '허공'과 '그 겨울의 찻집'이 장탄식이나 흐느낌, 또는 울부짖음으로 기억되고 있을까.

그런데 어느새 또 연말이다. 경제 대통령 뽑았으니 장사 좀 되겠거니 잔뜩 들떠 있었던게 달포쯤이요, 두 달 이상 계속됐던 미국산쇠고기 반대 촛불시위로 공룡도시 서울이 자지러질 듯 비명을 질렀던 게 엊그제 같은데 또 다시 연말이라니.

게다가 정말이지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악몽 같은 1997년 비슷한 분위기의 연말이 아닌가.

하필이면 외환위기 당시의 허접한 심사가 다시 떠올려진 데에는 '불황의 늪에서 살아남기 몸부림'(식품외경 11.3 16면 머리기사) 을 치고 있는 외식업계의 참담한 현실도 한 몫 했지 싶다.

뭇매 맞으며 내놓은 역사적 명품정책

하지만 요즘의 내 심사가 언제까지나 울적, 착잡하기만 한 건 아니다. 미국경제가 삐걱대고 세계경제가 난리굿이고 우리경제가 종잡을 수 없을 만큼 허둥대고 있더라도 농림수산식품부의 정책만큼은 그 어느 때 보다 적극적이고 과학적이고 믿음직스럽기 때문이다.

먼저 지난 10월 16일 거행된 한식세계화 선포식을 통하여 공식적으로 발표된 '한식세계화 전략'이 듬직하다.

즉 2007년 기준 10,000개에 지나지 않는 해외 한식당수를 10년 후 2017년까지 40,000개로 늘리며, 최고수준의 한식당 100개소를 2017년까지 세계 곳곳에 심어 놓을 뿐 아니라 우리 음식의 세계 5대 음식권 진입을 위해서 정부가 발벗고 나선다고 하니 일부 회의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기대를 잔뜩 걸만 하지 않을까 한다.

지난 11월 13일 발표된 '식품산업 발전 종합대책'도 옹골차고 멋지다. 오는 2012년까지 5조원의 정부예산을 투입해서 2006년 현재 100조원 규모인 식품산업 시장을 2012년까지 연평균 7%씩 성장시켜 150조원의 시장으로 육성하고, 37억$에 지나지 않은 '2007년 수출실적을 2012년까지 100억$로 늘리겠다는 것을 중요 골자로 하고 있다.

그 실현성여부는 둘째 치고 일단 식품산업을 성장산업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식품 외식정책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읽혀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내 개인적으로 이번에 발표된 '식품산업 발전 종합대책'에 대해서 1962년의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어깨를 같이 하는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다.


격려와 응원이 필요한 이유

돌이켜 보면 농수식품부 장관을 비롯한 모든 구성원들에게 올 해는 그야말로 지긋지긋한 한 해였으리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해양수산부와의 통합을 거친 농림수산식품부로 새 출발의 시동을 걸자마자 터져버린 조류독감과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괴담'으로 인한 촛불시위로 골병들만큼 흠씬 두들겨 맞았기 때문이다.

어디 그 뿐인가 조류독감이 퇴치되고 촛불시위가 사그라져서 이제 한 숨 돌리는가 했더니 이번에는 중국산 멜라민과 순수 국산 직불금의 느닷없는 뒤통수 공격으로 혼쭐 난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수식품부 사람들은 과연 용감했고 현명했고 의연했다. 은근과 끈기로 어려움을 극복해 냈다. 온몸에 피 멍으로 골병들고 정신적 피해가 장난이 아니었지만 일을 한시도 쉬지 않았다.

그 와중에 '한식세계화 전략'과 '식품산업 발전 종합대책'이라는 역사적 명품 정책을 내 놨으니 어찌 그들의 지혜와 용기를 가볍게 볼 수 있으랴.

며칠 후면 새해다. 이제 올해의 고통은 되새김질의 산물인 교훈으로 마감하고 새 힘 새 비전으로 새해를 맞이해야 한다. 그리고 혹 명품정책들의 태생적 한계나 문제점이 보인다면 수정 보완하는 일에 총력매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총론보다 각론, 하드웨어 보다 컨텐츠에 비중을 두어 역사적 명품정책으로의 면모를 완벽하게 갖추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필이면 송구영신의 12월 연말에 일부 따가운 시선을 무릅쓰고 농림수산식품부를 위한 변명과 격려를 감행하는 이유다. 브라보 농수식품부! 파이팅 농수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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