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商品), 상품(上品), 상상품(想像品)
상품(商品), 상품(上品), 상상품(想像品)
  • 관리자
  • 승인 2009.01.2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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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대 문화관광대학 교수 신정규
1년에 새해를 두 번 맞는 우리나라는 참으로 행복한 나라인 것 같다. 왜냐하면 새로운 각오를 두 번 다짐할 수 있고, 지나간 것을 버릴 수 있는 두 번의 기회가 주어지니 말이다.

정말 말 많고 탈 많았던 그리고 어려웠던 2008년 한 해를 아쉬움 없이 보내고 2009년을 새로이 맞이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식품업계는 순탄치 못한 항해를 했다. 환율 상승과 광우병 파동, 가공 식품 내 이물질 검출, 멜라민 사건, 식품 첨가물에 대한 유해성 논란 등과 같은 다양한 문제로 인해 전반적으로 고전을 하였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국내 식품 회사들은 꾸준한 신제품 개발을 통해 250여개의 새로운 제품을 출시(Food News 신상품 코너 통계)하였고, 국내에 총 1700여개가 넘는 새로운 상품(Datamonitor New products 분석통계)이 소개가 되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신제품과 새로운 상품이 소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기억이 되고 있는 상품은 불과 몇 개가 되지를 않는다.

나는 매년 1학기에 4학년들을 대상으로 ‘식품 상품 개발학’이라는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그러면서 꼭 묻는 것이 있다. ‘제품(製品)’과 ‘상품(商品)’의 차이가 무엇인가? 대부분의 학생들은 한자를 보고 ‘제품’은 ‘만든 물건’이고 ‘상품’은 ‘파는 물건’이라는 대답을 한다.

대답을 듣고 나면 다시한번 묻는다. 그러면 ‘만든 물건’과 ‘파는 물건’의 차이는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그리 빨리 나오지 않는다. 국어사전에 의하면 제품은 ‘원료를 가지고 만들어 낸 물품’이고 상품은 ‘사고 파는 물품’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제품은 팔리든 안 팔리든 일단 만들어 내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상품은 누군가에게 반드시 팔아야 하는 것이고 누군가가 반드시 사가야만 하는 물품인 것이다. 따라서 상품에는 그것을 사가는 사람, 즉 소비자에게 무언가 그 물건을 사갈만한 가치를 제공해야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 상품이 바로 2008년에만 250여개가 출시되었고, 1700여개 이상이 국내 시장에 소개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이러한 가치를 가지고 시장에 나왔던 상품 중에서 소비자들은 단지 몇 개만을 기억하는 것이다.

아마도 이렇게 기억에 남게 되는 상품은 단순한 상품(商品)이 아닌 상품(上品)이지 아닐까 생각한다.

기업은 상품(商品)을 만들어 거래를 통해 이윤을 남기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대부분의 기업은 商品을 上品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의 기업인들은 몇 푼의 이익을 위해 上品은 커녕 商品도 아닌 그냥 製品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떠 넘기면서 불신을 야기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로 인해 上品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식품 업계 전체를 곤경으로 빠뜨리고 있다. 국내 식품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윤을 생각하기 전에 소비자의 안전을 생각하고, 기업의 기둥이 될 수 있고, 견고한 믿음을 쌓을 수 있는 上品을 만들어야 한다.

2009년이 시작되면서 수없이 많은 미래 트렌드 서적들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미래 트렌드 서적들에 꼭 언급되는 것이 먹을 것 그리고 식품에 대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러이러한 것을 원하고 저러저러한 것을 먹고 사고 싶어하니, 향후에 식품 또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은 이런 것을 꼭 고려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상상(想像)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언급해 놓고 있다.

이러한 想像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과학으로 인해 현실이 되어가고 있기도 하다. 식품에 BT(바이오) 기술, IT(정보) 기술, 나노(NT) 기술이 도입되면서 새로운 분류의 식품들도 하나 둘 씩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식품도 자꾸 발전하고 있다.

이제 식품업계는 商品을 내놓고 上品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던 때에서 곧 소비자들이 머리 속에 그려 놓기 시작한 想像品을 내 놓을 준비를 해야 할 시기가 돼가고 있는 것이다.

2009년 한해에는 모든 식품업계가 내놓은 商品이 上品이 되기를 바라고 한편으로는 상상속에 그려지던 想像品이 현실이 되어 순풍에 돛단 배처럼 순항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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