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 외식CEO 가 옷차림에 신경써야 하는 이유
어려울 때 외식CEO 가 옷차림에 신경써야 하는 이유
  • 관리자
  • 승인 2009.01.3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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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대 문화관광대 학장. (사)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장 최종문
요즘처럼 장사가 잘 안 되어 어려울 때 일수록 외식기업의 오너와 경영진(이하 외식CEO) 은 자신의 옷차림에 신경을 써야 한다.

몇 년 째 계속되는 불경기로 켜켜이 찌든 때로 꾀죄죄하게 보이는 인테리어에다가 업소에서 만나는 CEO 의 모습마저 후줄근하다면 손님들은 무슨 낙으로 지갑을 열까? 외식 CEO가 옷차림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그 뿐 아니다. 아무 생각없이 그저 입기가 편하다고 적당히 걸쳐 입은 작업복 차림이나 캐주얼 차림은 근본적으로 손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보기에는 별로지만 웬만한 정장값 몇 배가 되는 명품이라고 항변해도 손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사실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 입을 열었다 하면 고객감동, 고객낙루, 고객혼절의 서비스 시대 라고 외치면서 CEO 자신이 보여주는 모습이 전혀 성의가 없고 후줄근하다면 예의에 맞는 일 이라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강의시간 옷차림에 신경쓰는 이유& 내력

나는 학교 강의시간에 똑 같은 옷차림으로 나서 본 적이 거의 없다.70년대 초 회사에 다니며 대학의 시간강사로 나갈 때부터 확립된 습관이다. 지금도 나는 가급적 강의시간마다 다른 옷을 입으려고 노력한다. 그것도 '수트+넥타이'의 전통적 정장차림을 원칙으로 한다. 흔히 '콤비' 로 불리우는 아래 위가 다른 '세퍼레이트(코오더니트)' 차림도 더러 입지만 '캐주얼+노타이' 차림은 되도록 피한다.

그러나 옷 한 벌당 2~3번 겹치기 출연까지 기피하는 건 아니다. 한 학기에 모두 16회 강의시간에 입을 옷 16벌을 다 준비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겹치기에는 4주쯤 인터벌을 둔다. 그 때 드레스셔츠 색상과 넥타이를 전혀 다른 것으로 고르면 완전히 다른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

하지만 넥타이만큼은 한번도 겹치기 출연시킨 적이 없다. 이 모두 짧게는 90분 길게는 120분 동안 강단을 쳐다보며 지루한 강의를 들어야 하는 학생들의 입장을 배려한 내 나름의 성의표시요 예의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데 강의시간 옷차림에 각별하게 신경쓰는 이유다.

그 생각의 단초는 60년대초 대학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은사 이건호 교수님(형법,변호사)은 우리나라 형법학계의 최고 석학 중 한 분으로서 형법을 강의했다. 국제신사 풍의 외모에 좋은 목소리로 진행하는 강의는 당대의 명강의로 유명했다. 그런데 그 분은 6~7월의 찜더위에도 늘 정장 차림이었다.

어느 날 강의시간중 나는 선생님께 정장차림의 이유를 여쭌 적이 있었는데 선생님의 짧은 대답이 지금도 생생하다.

'학생들에 대한 최소한의 성의요 예의'라는 말씀이었다. 4.19이후 하늘을 찌를 듯 카리스마가 대단했던 선생님의 말씀은 대학의 서비스 개념이 전혀 없던 당시로서는 충격이었고 지금까지 기억에 생생한 이유다.

옷 잘 입기 & 매너 갖추기의 학습효과

하지만 정장에 옷을 자주 바꿔 입는다고 해서 손님에 대한 예의를 다 갖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옷을 잘 입는다는 이야기도 아니고 제대로 입는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세계적인 브랜드의 명품 정장을 걸쳤는데도 꼴불견 수준을 면치 못하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촌티와 빈티가 더덕더덕 붙어 있어 볼썽사나운 사람들도 적지 않다. 좋은 옷 입기는 쉬워도 잘 입기, 제대로 입기는 그리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자꾸만 입어 보아야 한다. 족집게 과외로 해결될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기는 먹어 본 사람이 더 잘 먹고 싸움도 해 본 사람이 더 잘 한다.

같은 원리로 옷은 입어 본 사람이 더 잘 입는다.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별 개념 없이 그냥 입어 보기만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옷걸이를 애끼면 옷걸이에 녹이 슬구, 옷을 애끼면 옷이 좀 먹는 거여' 라는 말(이문구 '산너머 남촌에는') 에도 옷 입기 교육과 훈련의 필요성이 함축돼 있는 게 아닐까?

어려울 때 일수록 외식CEO는 옷을 잘 입고 제대로 입어야 한다. 업장을 꼬박 지키고 있는 외식 CEO의 모습이 언제까지 마음씨 좋은 동네 아저씨 이어야 하나? 한번 자문해 볼 일이다.

그리고 또, 그 겉모습에 걸 맞는 매너와 행동거지에 대한 자성도 꼭 필요함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옷차림은 느끼할 정도로 세련돼 있는데 그 매너가 엉망진창이고 반문화적이라면 그 멋지고 세련된 옷매무새는 또 얼마나 씁쓰레하고 허무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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