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식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
우리 식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
  • 관리자
  • 승인 2009.02.1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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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원 교수 칼럼
1950년대 이후 미국의 산업발전은 시스템을 이용한 대량화에 힘입어 전 세계 경제를 장악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지구촌 곳곳에 자리잡은 맥도널드는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에서 ‘빅맥지수’가 사용될 정도로 경제적 지표로 한 몫을 하고 있다.

최근까지 건강에 대한 관심증가로 인하여 매출감소 등 위협을 받았지만 꽁꽁 얼어붙은 세계 경제에 힘입어 다시금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도 햄버거 업계이다.

1980년대 중반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슬로우푸드 캠페인도 사실상 이러한 패스트푸드에서 기인한 것이다.

건강이 최고라는 지배적인 인식 속에서도 당장 얇아진 지갑으로 소비자들은 건강보다 가격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외식소비자의 행동에 대한 많은 연구결과들을 보면, 건강에 대한 관심과 염려가 가장 많으면서도 정작 외식활동에서는 입맛과 가격이 결정적 선택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난다.

마치 예전에는 슬로우푸드가 없었던 것 마냥 지구촌이 들썩했던 지난 몇 년을 돌이켜보면서 왜 우리는 무엇(what)에만 집중하는지 알 수가 없다.

우리의 전통식품들은 한결같이 슬로우푸드인데도 어느새 패스트푸드화 되어 버린 것이 현실이다.

무엇을 먹는가 보다는 어떻게(how) 먹는가에 따라 진정한 웰빙이 이루어지고,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슬로우푸드, 엄밀히 따지면 슬로우푸드컬쳐(문화)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것이다.


Slow Food에서 Slow Eating으로

이미 세계적인 음식으로 자리잡은 와인이나 치즈 등은 모두 발효식품들이고 치즈와 같은 식품은 종류가 무려 2천여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모든 나라에는 특유의 발효식품들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고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계절 등의 이유로 저장식품이 발달한 지역들은 대표적인 슬로우푸드 국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구사회적환경의 변화 및 고도산업화 등의 영향으로 식생활문화가 다양해지고 변질되면서 어느새 우리사회도 슬로우푸드를 빨리 만들거나 먹는 형태로 바뀌어졌다.

슬로우푸드의 좋은 점들이 많은 것은 알고 있지만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생산자의 수익성 및 소비성향 등 현실적인 여건을 감안하면 슬로우푸드가 자칫 유행처럼 지나가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건강과 우리나라의 전통 식문화를 계승한다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식생활문화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비춰지는 우리나라의 대중음식을 보면 먹음직스러워 보일지는 몰라도 결코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다.

한 입 가득 음식을 넣고 우물거리며 '끝내준다‘ 아니면 더욱 극단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펄펄 끓는 국물을 들이키며 고통스럽기 조차한 표정임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모습 등은 이제 식욕을 돋우기보다는 그만 했으면 하는 마음이 앞선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는 건강하고 정갈한 식생활문화를 되찾아야 할 것이며, 이는 한식의 세계화전략에 주춧돌이 되는 작업이기도 하다.

Slow eating은 말 그대로 천천히 여유있게 음식을 먹는 방식을 말하지만 4가지 숨은 뜻이 있다.

필자가 정의한 SLOW는 Small, Less, One by one, Whole의 약자로 우리 식생활문화의 4가지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식문화 되살리기 운동

우리나라 사람들은 식사량과 음식 가짓수를 적게 할 필요가 있다.

밥 한 공기를 다 먹어야 식사를 마치게 되는 식습관은 자칫 영양의 불균형을 초래하기도 하고 특히 어린이들로 하여금 한식에 대한 기피현상을 가져오기도 한다.

그 다음은 가능하면 동물성지방이나 염분없이 먹도록 하는 습관이다.

각종 성인별 예방에도 좋고 특히 모든 식품을 골고루 먹는 우리의 식생활에서는 과다한 염분섭취가 과다한 수준이기도 하다.

그리고 한 상차림의 한식은 자칫하면 항상 비빔밥을 먹게 되는 효과를 가져 오는데, 밥, 반찬, 국이나 찌개, 그리고 다시 밥, 반찬 등의 순서로 연속적인 섭취활동을 하기 때문에 음식도 빨리, 많이, 그리고 짜거나 뜨겁게 먹기 쉽다.

그러나 밥, 국, 채소류, 요리류 등의 4가지로 이루어진 식단을 놓고 국을 우선 음미하며 먹고 난 후, 채소류(나물이나 샐러드 등)를 천천히 먹으면 채소 고유의 맛과 향이 느껴진다.

그리고 주요리를 먹으면서 밥을 곁들이거나 아니면 주요리를 먹고 난 후 밥을 별도로 먹는 것도 좋다.

이른바 서양식 코스형태의 식사법은 적은 양을 천천히, 그리고 고유의 맛을 만끽할 수 있게 하며 결과적으로 몸을 매우 편하게 만들어준다.

일본의 가정식단도 유사하고 우리나라의 사찰음식도 구성형태가 유사하다. 다만 한 가지씩 먹는다는 것에서 사찰음식의 식사방법에 가까울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통째로 먹는 방법이다.

비싸지만 유기농채소나 과일을 소량으로 구입하여 껍질째로 먹어도 좋고 통밀이나 멸치 등 가급적 통째로 먹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건강식사법이기도 하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반드시 실시해야할 교육이고 집안에서 부모들이 협조하여 가르친다면 우리나라 국민건강은 조만간 눈에 띄게 좋아질 것이며, 우리음식도 세계인들의 입맛에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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