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망치한(脣亡齒寒)
순망치한(脣亡齒寒)
  • 관리자
  • 승인 2009.04.1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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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학교 명예교수 신동화
경기가 나빠지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비명의 강도가 다르다. 한쪽은 숨넘어가는 소리로 살고자 외치고 있고, 다른 쪽은 그래도 여유가 있는 것 같다.

대기업은 기존의 확실한 유통망과 소비자의 인지도, 그리고 그동안 비축해 놓은 자금의 여력으로 버티어 나가고, 업체에 따라서는 오히려 판매량이나 매출액을 늘리고 있으나 중소기업은 사정이 크게 다르다.

모든 면에서 열세에 몰려있는 처지는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고 더욱이나 법적 규제나 소비자의 요구도는 불황이라고 해서 늦춰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더 강화되고 있으니 앞뒤로 밀려서 고사 상태에 이르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어려울수록 상생의 길 찾아야

중소 식품 산업은 물론이요, 그래도 불황에 강하다는 외식업까지 폐업하는 업소가 증가하고 있으니 기업주는 물론이요, 같이 일하는 종업원의 사정이 더욱 딱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어려울 시기에는 서로 생존하기 위한 상생의 활로를 찾아야 할 때라고 여겨진다.

옛말에 순망치한(脣亡齒寒)의 뜻을 새길 때이다. 입술이 없다면 이가 당연히 시릴 것이요, 시린 이는 결국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중소기업이 없는 대기업은 존재할 수 없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협력하지 않는 한 양쪽 모두 발전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 식품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만 하더라도 많은 협력업체의 도움을 받고 있으며 협력업체의 역할이 침체될 때 대기업의 원만한 완제품 생산은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한 대기업의 CEO 얘기는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그 기업에서 사용하고 있는 부재료는 근 2만 품목에 이르는데 그 대부분을 중소협력업체에서 납품받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협력업체와 운명을 같이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또한 외식업체는 어떤가.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업체의 경우 자기업소 스스로 모든 재료를 조달하고 부재료를 모두 챙기는 업소는 없다고 본다. 상당 부분을 타 납품 업체와 협력하며 사업을 끌어가고 있다.

며칠 전 일간지에 실린 글에서 백두산호랑이가 멸종한 이유를 산에 토끼가 없어졌기 때문이란 의미 있는 글을 보았다.

이 사회는 모든 분야와 대소업종 간에 연결고리로 연계되어 있고 한쪽이 부실할 때 다른 분야도 크게 타격을 받는 것을 자주보고 있다.

이와 같이 어려운 시점에서는 대기업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한다. 대부분 중소기업에 속하는 협력업체에 대한 기술지원, 품질관리 기법의 전수, 종업원에 대한 위생관리를 포함한 직무관련 교육, 그리고 나아가서는 과감한 자금지원까지 해주어야한다.

협력업체에서 생산하는 품목은 그 대부분이 최종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이나 모기업이 필요로 하는 중간소재이며 이 중간소재가 잘못됐거나 안전성이 문제가 있다면 그 결과는 바로 최종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모 기업에 큰 타격을 줄 것이며 결국 양쪽이 모두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다.

대기업의 협력업체 지원 중요

식품가공제품의 경우 아주 완벽하게 관리한다 하더라도 원료나 중간소재가 잘못되었을 경우 최종제품제조과정에서 이를 발견하여 완전하게 시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불량률이 1%(있을 수 없지만)인 경우 백번의 시료 채취에서 겨우 한번 발견될 확률이므로 그 사이 지나간 제품은 이미 불량상태로 검사를 빠져나간 상태이다. 따라서 원부재료를 납품하는 협력업체에서 불량률을 낮추지 않는 한 최종제품의 불량률을 그 이하로 관리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협력업체에서 우수하고 안전한 중간 소재를 생산 할 수 있도록 모기업과 대기업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때이다. 현장에 나가보면 원가 절감을 위하여 모기업이 생각하는 제일 처음의 조치는 납품가 낮추기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지극히 피해야 할 제일 나쁜 방법으로 여겨진다.

토끼가 없는 산골에 범이나 호랑이가 생존할 수 없고 입술을 잘 보호하지 않는 한, 안에 서 보호받고 있는 치아도 성할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알고 토끼를 키우고 입술이 건전하도록 보살펴야 할 의무가 대기업에 있다. 이 사회는 혼자만이 모든 것을 독점하여 향유할 수는 없고 나누고 끌어 주면서 성장하고 있음을 역사에서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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