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과학 교육과 국제화
식품과학 교육과 국제화
  • 관리자
  • 승인 2009.05.2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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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식품과학부 식품공학전공 이광근
바야흐로 국제화가 대세인 시대를 살고 있다.

대학교육도 예외가 아니어서, 대학을 평가하는 시스템에 국제화 지표가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식품공학과 교수인 필자도 이에 관심을 가져 학부강의의 대부분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영어강의’로 시행하고 있다.

필자는 교육에 있어 국제화의 정의를 ‘학생들로 하여금 과감히 한국이라는 영역을 벗어나 세계로 나가게 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싶다.

이 명제와 관련지어 필자의 뇌리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몇 가지 추억의 편린들을 이번 기회에 소개하고 싶다. 첫 번째는 5년 전 본교에 부임 후 2~3년의 세월이 흘렀을 때로 기억하는데 평소 매우 똑똑해 보이는 3명의 여학생이 연구실로 찾아 왔다.

상담 주제는 당시 학교에서 시행 중이던 해외탐방 프로그램에 대한 것이었다. 그 프로그램은 3명의 학생들로 해금 그룹을 형성하게 해 ‘문제해결형’방식으로 단기해외연수를 다녀오게 하는 것이었다.

식품공학 분야에서는 거의 지원되지 않았었고-어느 학교를 가나 식품공학 분야는 그 학교의 핵심세력으로부터 큰 관심을 끄는 경우가 매우 드물었다-처음 도전해 보는 과제라 당시 학생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나름 전략도 열심히 세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관능검사’를 주제로 국내 유명대학의 연구자들과 교수님들을 찾아가게 해 계획서를 아주 알차게 꾸몄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그 학생들은 영국과 프랑스의 전문기관 및 대학에 탐방을 다녀와 당시 최우수탐방팀으로 별도 수상도 했었다.

탐방을 마치고 연구실에 인사를 오면서 선물로 주었던 벨기에산 초콜릿의 맛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학생들은 지금 이미 대학원 과정을 거쳐 국내 유수의 대기업 및 공기업 그리고 미국 대학에서 식품과학의 새내기 연구자로 열심히 활동 중이다.

다음으로 생각나는 것은 필자와 상담했던 해외교환학생들이다.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미국의 대학에 매년 학생들을 보내고 있고 현지 대학의 반응도 매우 좋아서 필자의 학교에서는 아주 모범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교환학생으로 다녀온 학생들은 다른 동기생들과는 달리 더 좋은 회사 그리고 조건으로 취업을 했다. 그 중 기억나는 학생은 2년 전 나를 찾아왔던 한 가냘픈 여학생이었다. 그 학생은 당시 미국이나 일본이 아닌 유럽의 그것도 북구의 추운나라 노르웨이로 교환학생을 가겠다고 했다.

그 대학은 노르웨이의 수도인 오슬로에서도 기차로 7시간 이상이 걸리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었다.

노르웨이의 학문수준이 매우 높고 전액 장학금을 주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적극 추천하기는 했지만 조그마한 체구의 아시아 여학생이 노르웨이의 작은 학원도시에서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본인의 의지가 매우 강했었고 북유럽 사람들이 매우 친절한 성향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안심을 시켰다.

그로부터 3~4개월이 지나 그 학생으로부터 이메일이 왔고 운영 중인 블로그도 보게 됐다.

해외로 처음 나가는 그 학생이 이틀 걸려 노르웨이에 도착하고 학교생활에 하나씩 적응해 가는 모든 과정을 사진과 함께 읽었는데 왠지 모르게 가슴이 찡했다. ‘그래 이렇게 조금씩 너희들이 성장해 가는 구나’하며 매우 자랑스러웠다.

이렇듯 우리 학생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강했고 국제화의 유전자를 이미 지니고 있었다.

이제는 국내에만 안주해 교육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 식품과학 교육도 예외는 아니다.

아니 ‘한식의 세계화’와 ‘식품산업진흥’을 모토로 내건 현재의 식품학계에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언제 그리고 어떻게 사랑하는 학생들을 세계의 바다로 내 보내는가 하는 것이 남은 과제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2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우선 그들이 원활하게 국제인들과 대화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해줘야 한다. 영어강의를 식품과학 분야가 주도해 확장시키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또한 해외탐방 및 교환학생 파견을 넘어 한 학년 전체를 한 학기 동안 해당 학교에 보내 공부시키는 ‘현지학기제’ 등 많은 국제화의 길을 식품과학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들이 닦아 놓아야 한다.

요즘 교수들은 이래저래 정말 할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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