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의 유출과 공유는 다르다
정보의 유출과 공유는 다르다
  • 관리자
  • 승인 2009.06.19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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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대학교 식품산업연구소장 신정규
우리나라의 말 중에 ‘정보는 힘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정보는 그냥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정보는 볼 줄 아는 사람, 정보를 활용할 줄 아는 사람에게나 정보이지 그렇지 않다면 정보는 가치가 없는 그냥 쓰레기에 불과할 뿐이다.

따라서 ‘정보는 힘’이라는 말을 다르게 말한다면 ‘정보는 잠재적인 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정보를 얻기가 매우 어려웠다. 정보를 얻으려면 누군가를 만나야 했고, 고가의 특수한 매체나 친밀한 인적관계를 통해야 했고, 아니면 주고 받기식으로 자신의 정보를 주고 다른 정보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정보가 밀물처럼 끝없이 밀려들어오고 있다.

제공되는 정보가 많다보니 사람들은 모든 정보를 알아야 할 것 같아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필요한 사람에는 여전히 부족한 것이 또한 정보이다.

기업에 있어서 ‘정보’는 ‘생명(生命)’과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기업에서는 정보를 모으고 분석하고 조직 안에서 공유하고 있다.

조직이 정보를 공유하면 조직원들의 독창력과 열정을 북돋아 일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회사에 대한 이해를 증대시킬 수도 있고, 또한 쓸데없이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도 막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정보 때문에 막대한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 최근 기업들이 개발한 기술(정보)이 해외로 유출돼 수백억원 내지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기사가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다.

실제로 필자가 근무했던 기업에서도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경쟁기업이 유사한 상품을 먼저 출시해 많은 손실을 입은 적도 있다. 그래서 기업에서 생산된 정보는 내부에서만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도 예전부터 다양하고 방대한 양의 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있으며, 필요한 정보는 기업과 국민에게 제공하고 있다.

정부가 수집한 정보는 기업의 정보와는 달리 공공의 재산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정부는 기밀 사항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이 온?오프라인으로 많은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도 마찬가지다.

지자체들은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또는 새로운 사업을 만들기 위해서 많은 용역사업과 과제발굴사업을 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국가 규모의 동일한 사업을 놓고 경쟁을 하면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선진지역을 벤치마킹한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 전후에 문제가 존재하고 있다. 동일한 사업, 비슷한 사업을 중앙정부에서는 각 부처별로, 지방자치단체는 지자체별로 각기 비슷한 사업에 똑같은 일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부처별로 다르겠지만 일부 중앙 정부의 경우 용역 결과를 외부에 공개하는 비율이 60%가 되지 않는 곳도 있다.

예를 들자면 지난번 필자는 네덜란드의 푸드밸리와 덴마크의 푸드클러스터를 다니는 도중에 글을 써서 게재한 적이 있는데 이 여정 중에 민망한 말을 들었다. 두 기관에서 한국의 방문을 그리 반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네덜란드측은 필자가 방문한 5월에만 한국의 지자체 3~4곳에서 네덜란드를 방문했고, 그전에도 많은 한국 기관이 다녀갔다고 말했다. 최근의 소식을 들어보니 이번 6월에도 같은 곳을 방문하는 한국의 기관이 있다고 한다.

선진 지역을 방문하면서 장단점을 익혀 업무에 적용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같은 곳을 다녀온 지자체간에 출장보고서나 벤치마킹 사례 등을 공유를 하고 수집한 정보를 공유하면 방문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정보의 보안, 지자체간의 경쟁이라는 이유로 정보가 공개가 되지 않아 많은 손실을 보고 있다.

정보의 보안은 물론 중요하다. 그리고 정보의 유출에 대한 손실은 막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보의 보안과 공유는 분명히 다른 관점에서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국가 규모로 이루어지는 사업에 있어서는 정부 내의 정보의 공유는 꼭 이뤄져야 한다.

이를 통해 최소한 지자체끼리 동일한 사업 때문에 동일한 지역을 무분별하게 방문해 국민의 소중한 세금으로 운영되는 예산을 낭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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