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사업 성공의 두 가지 조건
외식사업 성공의 두 가지 조건
  • 관리자
  • 승인 2009.08.31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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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통신대학교 관광학과 김철원 교수
가끔 번창한 음식점에 가면 이런 사람이 꼭 있습니다. ‘이런 거 하나 있으면 참 좋을 텐데’ 하며 행복해 하는 표정을 짓는 사람이지요. 그럴 때엔 그저 장단을 맞추며 좋은 기분 유지시켜 주면 좋으련만 꼭 나서서 구체적인 계산으로 흥을 깨주고 맙니다. 한 달 임대료와 인건비에 재료비까지 포함해 웬만한 상권에서 여유 있는 공간이라면 수천만원이 훌쩍 넘지요, 초기에 투자한 인테리어에 권리금이 수억원이고 이를 회수하려면 한 달에 1억원 가까이 매상을 올려야 하는데 과연 이곳의 객단가와 손님 규모를 봤을 때 가능하겠느냐? 결국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답은 나오지 않네요.

거기에다가 마지막으로 결정타를 날립니다. ‘1년 365일 매일 나와서 일할 자신 있어요?’ 대부분 이 대목에서 ‘아, 그냥 지금 하는 일 열심히 해야겠다’로 끝나는데 간혹 창업의 유혹을 저버리지 못하고 시작하는 분들도 있지요. 주위에서 만류하는데도 불구하고 창업하신 분들, 그 이후에 행복해 하시는 것 아직까지는 못 보았습니다.

얼마 전 모 일간지에서 특집기사로 다룬 적이 있는 워킹푸어(working poor)와 관련해 외식사업이 주요대상 업종이라는 뉴스를 접하셨을 겁니다. 작년 말까지도 통계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외식사업의 97% 정도가 소규모 자영업자로 구성됐다는 사실을 보면 앞으로도 생계형 창업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입니다. 인구와 비례해 음식업 점포수가 외국보다 월등히 많은 반면 점포당 연매출은 현저히 낮은 수준임을 볼 때 사회, 문화적 측면은 고사하고 우리나라의 경제적 측면에서도 매우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소지가 많습니다.

외식사업의 발전을 위해 무분별한 창업을 제한하려는 움직임도 있고 지원하려는 계획도 있겠지만 그 누구도 외식창업의 불빛을 향해 뛰어드는 자영업자들을 막지는 못할 겁니다. 외식사업에서 행복하게 성공하신 분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2가지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음식이 좋아서

어느 지역의 외식업주 600여명을 대상으로 전문교육을 실시하면서 간단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다른 것 보다 경영주들의 적성과 외식사업과의 궁합을 알아보았지요. 대부분의 경영주들의 적성이 외식사업을 하면 안 될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그 결과를 함께 보면서 모두들 쓴웃음을 지으며 생업현장으로 돌아갔지만, 과연 자신의 적성과 외식사업과의 궁합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본 분들이 몇이나 될지 궁금합니다.

‘손님은 왕이다’는 말은 서비스업계에서 전설처럼 내려옵니다. 하지만 저는 ‘손님은 걸인이다’라는 말이 더욱 현실적이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측은한 마음을 가지고 내 집에 찾아온 걸인에게 밥 한술 따뜻하게 먹여 보낸다면 큰 복을 받을 것입니다. 그런데 돈까지 내고 나간다면 횡재한 기분이 들 것입니다. 이런 마음을 가지려면 무조건 음식이 좋아야 합니다. 그래야 자꾸만 더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연구할 것이고 더 친절하고 편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매일매일 아이디어가 샘솟고 연구하며 제공하다 보면 그 일이 즐겁고 힘들지 않은 거지요. 결국 손님이 계속 찾게 되는 것도 매우 당연한 성과입니다. 그렇지만 손님과 눈 맞추며 챙겨주는 주인의 모습은 찾기 어렵습니다. 손님들이 넘쳐나는 집에서도 조차 찾을 수가 없습니다. 매상이 아무리 많아도 그런 집은 행복한 성공을 이룬 곳이 아닐 겁니다.

사람들과 일하는 것이 좋아서

단지 외식사업에만 국한되는 얘기는 아닙니다. 모든 업종에서 성공한 사업가들은 자기 재산이 얼마인지 내 호주머니에 얼마가 들어갈지 잘 모릅니다. 돈을 벌 목적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일에 대한 아이디어가 넘쳐나고 사람들과 뭔가를 도모하는 재미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지요. 음식은 잘 몰라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사람에 대해서는 도사 수준입니다. 사람들이 뭘 필요로 하고 원하는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으며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도 타고 난 사람들이지요.

결국 외식사업에서 성공하려면 음식을 정말 좋아하던가 아니면 사람과 일을 정말 좋아해서 평생 그 일을 할 자신이 있어야 하며, 돈을 좇아가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는 겁니다. 아무쪼록 외식사업이 나에게 행복한 인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동반자’인지 꼭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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