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한식 세계화와 정부의 역할
<전문가칼럼>한식 세계화와 정부의 역할
  • 관리자
  • 승인 2009.11.1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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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전주대학교 명예교수
한식을 세계화하려는 노력이 이 정권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우리음식을 세계 속에 알리는 것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한 우리의 국력이 강화됨에 따라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지고 이에 따른 한식의 위상도 달라지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다.

민간업체 전면에 나서고, 정부는 뒷받침

지난 1960년대나 1970년대 외국 유학이나 외국생활을 해 본 사람이면 당시 해외에서 한식의 위치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 나라 시장이나 식당에서 김치를 사먹기가 어려웠고 설혹 담가 먹는다고 하더라도 그 독특한 냄새 때문에 눈총을 받기 일쑤였다.

더욱이나 된장이나 고추장, 청국장에 이르면 그 정도가 심해졌다. 외국인들이 장 특유의 발효향에 거부감을 느끼고 그런 식품을 먹는 우리를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보는 것을 느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일화로 국내 김치기업이 중동에서 근무하는 동포들이 먹을 수 있도록 김치를 수출했다가 처음에는 썩은 음식이라며 통관이 거부된 적도 있다.

이제는 우리 전통식품이 나라의 위상에 걸맞게 세계적으로 인정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낀다. 더욱이나 UN이 주도하는 식품규격에 김치, 고추장이 우리 이름으로 올라 규격화되고 된장도 규격을 인정받고 있는 것을 보면 가히 격세지감이 있다. 정부가 주도하여 우리 식품, 특히 한식을 세계화하기 위하여 특단의 노력을 하는데 어찌 반갑지 않겠는가.

하지만 진행하는 과정과 지원 절차에 대해서는 깊이 검토해 봐야 할 사항들이 있다. 한식의 세계화란 단적으로 외국인에게 우리 음식을 알리고 그들이 우리 식품을 먹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식문화를 알려 국가 위상을 높이고, 산업적으로는 이에 따른 식재료와 음식을 수출하여 소득을 올리고자 하는데 주된 목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의 근간에는 사업성이 검토되어야 한다. 단순히 한식세계화라고 해서 문화만 알리는 것으로 끝나면 아쉽다. 따라서 이윤이 남는 장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 근간에 깔려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한식의 세계화 운동을 정부가 주도하는 것 보다 민간, 특히 관련 업체에서 앞서나가 가능한 사업으로 육성하는데 정부는 조용히 후원하거나 어려운 사항을 해결해 주면서 기업이 하기 어려운 인프라구축에 더 깊은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사업을 통하여 이윤을 창출하는 것은 국가 공무원의 인식과 능력으로는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지속성도 떨어진다. 사업의 성공은 어찌 보면 사업가의 피땀 나는 노력과, 경우에 따라서는 생명을 걸고 힘쓴 결과이다. 또한 이윤추구에 있어서는 관련 전문기업 만큼 잘 아는 집단이 어디에 있겠는가.

김치수출만 하더라도 1억달러 수출 고지까지 오르는데 정부에서 얼마나 관여했으며 장류, 한과 등 우리 전통식품 수출과 과실 채소류 수출로 확대에서도 정부의 역할을 바탕으로 관련업체가 뛰지 않았으면 지금의 실적은 얻기 어려웠을 것이다.

장기적 전략으로 한식 세계화 이끌어야

한식 세계화 사업의 하나로 외국에 우리 식당을 개점하는 것도 들어 있는 것으로 안다. 외식업 사업이야말로 현지사정에 밝고 현지 고객의 입맛을 맞추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든 사업이다. 이런 분야는 외식 전문사업가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정부는 뒷받침하는 역할로 그 소임을 다했다고 여겨야 한다. 생색 내기 식 행사나 일회성 지원책으로는 전혀 효과가 없고 오히려 이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겨 줄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음식은 성능 비교가 쉽게 되는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사업과는 크게 다르다. 우선 그곳의 식문화에 맞아야 되고 개개인의 입맛과 식성을 충족시켜야 할 것이며 종교적 배경도 관계가 된다. 따라서 단기간에 실적을 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세계적으로 자국 음식 세계화에 성공한 국가들은 장기적인 전략을 세웠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이다. 일본이나 태국, 인도네시아 등이 자국 음식을 세계에 알리는데 수십년 동안 노력하고 있으며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 것을 좋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식 세계화 사업은 급히 서둘러서 될 일이 아니니 외국인의 마음을 얻는 소 발걸음(牛步)을 배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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