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경시론>“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 셋째도 입지” 이젠 변화돼야
<외경시론>“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 셋째도 입지” 이젠 변화돼야
  • 관리자
  • 승인 2010.06.10 08: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양사이버대학교 호텔관광경영학과 김영갑 교수
조사 및 분석의 대상인가?

상권과 입지는 외식산업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성공요인에 해당된다. ‘외식사업은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 셋째도 입지’라는 표현이 어디서나 회자되는 것만을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필자는 이제 상권과 입지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상권과 입지는 무조건적으로 중요한 것이고 이렇게 중요한 변인을 우리는 조사하고 분석해 가장 좋은 상권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입지를 선택하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라고 가르치고 배우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상권과 입지를 분석하기 위해 우리는 1단계로 상권을 분석하고 적절한 상권이 선택되면 2단계로 넘어가 후보 입지에서 점포의 외형적 특성인 입지분석을 하게 된다. 입지분석을 마치게 되면 3단계로서 입지의 내재적 특성인 점포분석을 한다. 4단계로 점포의 사업타당성을 확인한 후, 사업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마지막으로 점포를 계약함으로써 상권과 입지의 분석이 마무리 된다.

문제는 1단계와 2단계이다. 일반적으로 성공한 외식사업가나 일부 문헌 등은 1단계와 2단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수개월 또는 수년이 걸리더라도 좋은 입지를 찾아서 발품을 팔 것을 권장한다. 과연 1단계와 2단계에서 우리가 하는 활동들이 얼마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지에 대한 의문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상권조사와 입지조사를 위하여 통계자료를 조사함으로써 인구수ㆍ세대수ㆍ주거형태(단독주택ㆍ아파트) 등을 파악하게 된다. 또한 통행인구조사라는 명목으로 성별ㆍ연령별ㆍ시간대별ㆍ요일별 통행인구수와 함께 통행객, 통행 성격, 통행객의 수준 파악까지도 해야 하는 것으로 배우게 된다. 그 외에 통행차량의 수와 어느 시간대에 많은지를 파악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물론 이러한 과정도 거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상권을 선택하고 입지를 정하는 외식창업은 논외로 한다.

과연 이러한 조사와 분석은 노력만큼의 가치를 가지는 것일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과거 도시개발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상권이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시기에는 이러한 프로세스가 충분한 의미를 가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도시개발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상권 및 입지의 수준이 토지와 건물가격에 모두 반영된 현재는 상권과 입지가 조사와 분석의 대상이기 보다는 오히려 선택과 극복의 대상으로 받아들여져야 하지 않을까.

상권과 입지는 선택과 극복의 대상

여전히 상권과 입지의 조사분석은 중요하다. 다만 거기에 투자하는 시간과 비용에 비해 이제 더 중요한 요인이 존재함을 인식하자는 의미이다. 도시개발이 완성돼 가면서 상권과 입지의 가치는 권리금, 보증금, 월임차료, 관리비 등에 적절하게 반영돼 나타나는 것이 현실이다. 좋은 상권, 수익성이 높은 입지는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한다.

나쁜 상권 수익성이 낮은 입지는 적은 투자로도 창업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는다. 예비창업자는 자신의 투자가능자금 범위 내에서 선택의 문제만이 남는 것이다. 즉 ‘투자금액=f(상권, 입지)’ 공식이 일반화된 현대 사회에서 이제 선택은 상권과 입지의 단점을 극복하는 방법을 고려하기만 한다면 매우 간단해진다. 메뉴의 차별성으로 극복할 지, 마케팅으로 극복할지, 서비스수준으로 극복할지 또 다른 선택이 남아있을 뿐이다. 투자자금범위내에서의 선택 그리고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만 있다면 상권과 입지는 과거와 같이 성공을 좌우하는 최대의 요인이 아님을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접근성, 가시성과 홍보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뒷골목 입지에서도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음식점은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자동차를 타고 한 두 시간도 마다 않고 달려가는 극성 소비자가 바로 자신임을 인식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상권과 입지의 조사분석은 수익과 비용을 추정하고 마케팅전략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 수집에 있어 필요한 과정이다. 다만 그것이 그 자체로서 중요하다는 인식은 변화돼야 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금이 충분하다면 좋은 게 좋은 것이지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제한된 자원으로 효율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선택하고 단점을 극복하려는 전략이 우선돼야 함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조사와 분석을 통해 수익성이 높은 입지임을 발견하는 순간 비싼 비용를 치러야 함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