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인증된 식당 믿어도 될까요?
<월요논단>인증된 식당 믿어도 될까요?
  • 관리자
  • 승인 2010.07.30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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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대학교 외식조리학과 교수 나정기
여기저기 이런저런 명목으로 이곳저곳에서 인증하였다는 인증패가 걸려있다. 식당주인도 손님도 인증패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우리나라 ‘식당인증제도’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만들어 시행. 관리하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식당인증제도’를 시행하게 된 배경에는 우리나라가 주인이 되는 국제적인 행사를 개최하면서 국내· 외 관광객들에게 양질의 외식업소를 소개하고 각 시·도·군·구 등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자는데 있었다. 그리고 이에 편승하여 각 행사의 운영주체와 협회 및 단체가 다양한 목적으로 지정식당 제도를 도입하였다. 그러나 이 제도가 존재의 의미를 상실한지는 이미 오래된 듯하다.

식당의 위생적 개선과 서비스수준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1989년 11월부터 ‘식품위생법 규정’에 따라 시행되고 있는 ‘모범음식점’, ‘관광사업 진흥법’에 의해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관광 진흥에 이바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정되는 ‘관광식당’, 외래 관광객을 위한 ‘외래 관광객 전문식당’, 외식산업 발전과 우리나라 음식의 우수성을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전파하는 동시에 경기도를 대표하는 음식점을 관리. 육성할 목적으로 경기도가 시행. 관리하는 ‘맛깔스런 경기으뜸 음식점’, 우리의 음식문화를 전승·보존하고 친환경적인 음식재료와 고유한 조리방법을 지닌 우수한 한국음식점을 육성하고 한국의 맛을 알리기 위해 서울시가 지정. 관리하는 ‘서울의 자랑스러운 한국음식점’, 전국한우협회가 100% 한우를 판매하는 한우전문판매점에 대하여 인증을 부여하는 ‘한우판매 인증점’ 이외에도 이름도 내용도 모를 인증과 지정패들이 이 식당 저 식당에 붙어있다.

식당을 평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이 평가의 기준이 되어야 하며 그 항목들은 무엇이며, 언제, 누가, 어떻게 평가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기준을 만들어 신뢰할 만한 결과를 내놓아야하며 사후관리를 잘 하여야 한다. 그러나 더 어려운 일은 평가의 결과를 소비자들이 인정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며, 식당을 찾는 사람들이 인증패를 식당을 선택하는데 고려하는 선택속성 중에서 가장 중요한 속성이 되도록 만드는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기관과 단체들이 유럽이나 북미의 사례를 연구하여 국내외에 영업 중인 식당과 한식당들을 평가하기위한 시도를 많이 했다. 그러나 평가의 객관성과 평가방법과 절차에 대한 전문성과 공정성, 그리고 평가결과에 대한 신뢰성 등의 문제로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오늘도 유사한 내용들이 여기저기서 진행되고 있으나 믿을만한 인증된 식당을 찾기가 어렵다.

식당을 평가해 인증해 주는 목적 중의 하나는 식당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이용객들에게 정확하게 제공하는데 있다. 그렇다면 제공되는 정보는 신뢰할 수 있어야 하고 신뢰받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평가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방법과 절차가 지극히 논리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또한 이와 같은 조건을 충족시키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평가도구의 개발이 우선되어야 하고, 평가의 기준에 일관성이 있어야 하며, 평가기관이 공정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사후관리를 철저히 할 때만이 가능하다.

공신력을 인정받고 평가의 결과를 신뢰받을 정도의 능력을 갖춘 전문성을 가진 평가기관이 있다는 것은 곧 한 나라의 식문화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하여도 무방하다. 그리고 이와 같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은 특징 있는 많은 식당을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며 질 높은 식당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장인들이 많아진다는 의미이며 높은 평가를 받은 식당을 높이 우러러 볼 줄 아는 수준 높은 고객이 많아지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식당의 평가가 권위를 가지고 평가의 결과를 소비자들이 인정해주고, 좋은 평가를 받은 식당과 그렇지 못한 식당은 옥(玉)이 석(石)에서 구별되는 것과 같은 논리로 구별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한국에 역사성을 가진 우수한 식당들이 많이 생길 수 있으며, 이런 식당을 통해 철학과 비전이 있는 역할모델이 될 수 있는 장인들을 많이 배출할 수 있는데 오늘도 내용은 간데없고 형식만 남아있는 껍질뿐인 이름도 내용도 모를 인증된 식당들이 넘쳐나고 있다. 무엇을 인증하였다는 것인지 필자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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