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경시론>다문화 시대를 준비하는 외식산업
<외경시론>다문화 시대를 준비하는 외식산업
  • 관리자
  • 승인 2010.08.2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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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원 한국방송대교수/푸드컬처리스트
요즘 서울 시내를 다니다보면 단순히 외국음식을 파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외국음식점들이 심심찮게 눈에 들어온다. 2009년을 기준으로 서울시에 등록된 외국인의 숫자가 25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처럼 순수한 외국음식점들이 급증한 배경에는 국내 체류 외국인들이 늘어난 것과 내국인들의 해외여행 증가가 한 몫을 했다. 물론 정부가 외국인의 음식점 영업에 관한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행정적 지원을 한 것도 하나의 요인이다.

이 외에도 다문화가정의 이주여성들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된 사회적 기업 차원의 외국음식점도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형태의 외국음식점은 이주여성들에게는 경제적, 문화적, 정서적 도움이 되고 내국인들에게는 제대로 된 외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있는 12만 여명을 포함해 외국인 100만명 시대를 맞이한 우리나라는 공식적으로 다문화시대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게 다문화사회로 변화한 배경에는 국내적으로는 저출산 추세와 이농현상의 심화, 대외적으로는 개발도상국가에서의 경제적 목적이나 농촌지역을 주요 대상으로 한 결혼 이주 등을 들 수 있다. 한 지역사회의 문화적 형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일종의 자연적 현상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우리나라의 다문화사회는 그러한 차원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과연 우리나라의 외식산업은 어떤 준비와 대처를 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문화에 대한 배타성

세계적으로 다른 문화에 대해 배타적인 성향을 지닌 국가들은 대부분 단일민족을 내세우거나 지역적으로 고립된 곳이 많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대표적으로 이문화에 대한 배타성이 강하다고 하는데 혹자는 우리나라에 비하면 약할 정도라고 한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단군의 자손으로 단일민족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세계화시대에 와 있는 현대에서는 과거 대원군의 쇄국정책에 대한 비판이 드높은 실정이다. 사실상 세계사에도 기록될 만큼 수많은 외세의 침략과 교류를 통해 내부적으로는 다문화에 익숙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책적으로는 단일성을 강조했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우리와 다르다는 이유로 경계를 하고 쉽게 교류하지 못하는 단점을 갖게 됐다. 남과 섞이는 것을 기피하고 남과 나누는 것에도 익숙하지 않은 것이 우리들의 정서이다. 근대의 역사적 배경과 정책적 교육에 의해 우리는 서구문화는 우월하게 받아들이고 개발도상국가의 문화는 경시하는 잘못된 풍조도 생겨났다.

음식에 있어서도 서양음식은 마치 세련되고 우수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잘 알지 못하는 지역의 음식문화는 경계심을 가지고 평가하려는 잘못된 태도를 갖게 됐다. 서구사회에서 우리나라 음식들을 당당하거나 고급스럽게 보여주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면에 동남아시아에서는 한류의 상승세를 타고 마치 최고의 음식이 된 듯이 자랑한다.

선진형문화의 초석, 다문화 시대

합리주의를 잘 설명하는 말이 바로 ‘give and take’이다. 서로 주고받는다는 의미로 물건뿐만 아니라 기회도 공평하게 나눈다는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원칙이다. 이러한 약속이 지켜짐으로써 ‘win-win’이 이뤄진다. 대외경쟁력이 높은 나라들의 공통점도 역시 다문화에 익숙하다는 점이다. 특히 음식의 대국이라 불리는 중국은 수많은 소수민족들로 이뤄졌으며 오랜 세월동안 많은 변화를 겪으며 다문화정서에 익숙하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으로 오늘날 전 세계 어느 곳에도 그들의 음식을 정착시키는 능력이 탁월하다. 한 나라의 음식이 세계화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다문화 수용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첫 걸음마를 시작한 우리나라의 다문화사회를 통해 내국인들이 많은 외국음식을 만들어 팔고,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음식을 만들어 파는 모습이 일상화됐을 때 비로소 우리음식의 세계화가 이뤄졌다고 말할 수 있다. 이렇듯 문화적 환경변화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산업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가에 따라 세계화의 속도는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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