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어느 조리명장과 외식기업주의 행복한 동행
<월요논단>어느 조리명장과 외식기업주의 행복한 동행
  • 관리자
  • 승인 2011.04.21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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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문 전주대 문화관광대 교수
며칠 전 저는 참 오랜만에 콧등 시큰한 감동을 맛보았습니다. 고희를 지긋이 바라보는 어느 원로 조리사의 비빔밥 조리인생 50주년과 현직근속 38주년(이하 ‘5038’)축하행사가 열렸던 지방소재의 어느 대형 외식업소 연회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토록 벅찬 감동을 맛 본 것은 행사의 특이성과 희귀성, 또는 그 행사의 장대한 스케일과 풍성한 프로그램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기업의 오너와 조리직원으로 만난 생면부지의 두 사람이 38년간 엮어낸 상호신뢰와 존경의 인간관계에서, 꿈과 비전을 함께 나눈 젊음의 낭만적 우애에서, 그리고 기업의 성장과정의 필연적 부산물인 영욕의 나눔과 분담의 동반자적 배려에서, 두 분의 고상한 인격과 품성이 넉넉히 읽혀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5038’ 주인공의 삶을 팩트 중심으로 스크린해 보면 그다지 감동적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성공적 삶을 살았다고 해서 모두 감동적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이치가 다 그렇듯 껍질 한 겹만 벗겨 보면 썩 달라집니다. 그 달라짐은 두 우물을 파서 모두 성공했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사실을 출발점으로 합니다.

그리고 ‘5038’ 주인공의 진면모는 자신을 쓰고 키워준 오너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와 충성의 삶에서 더욱 확실하고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사장님이 자신을 믿고 맡겨주시는데 어찌 하루라도 편히 쉴 수 있습니까’, ‘아들 하나를 우리 회사에 입사시켜 저의 후계조리사로 직접 키우고 있습니다’ 더 이상 토를 다는 게 군더더기로 느껴질 만큼 진지하고 솔직한 두 개의 고백이 그의 모든 걸 웅변하고 있습니다.

업주의 입장은 그보다 분명하고 단호합니다. ‘조리명장, 그 분이 없었다면 오늘의 저와 회사가 있을 수 없었을 겁니다. 조리장의 아들과 지금 경영수업을 하고 있는 제 아들을 한데 묶어 우리들의 뒤를 잇게 하겠습니다‘

기업주의 남다름은 ‘5038’ 주인공의 존재가치를 잘 파악해서 그에 걸맞은 축하행사를 준비했다는 점에서 나타납니다. 자기 휘하의 임직원의 공을 기리는 일은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대한 축하행사를 베푸는 것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참석한 각계인사들의 축사와 국악 라이브무대가 ‘5038‘주인공과 기업주의 아름다운 삶의 궤적을 축하했습니다.

가슴에 꽃을 달고 축사순서를 기다리고 있던 저는 미리 준비했던 원고를 양복 안주머니에 쑤셔 넣고 즉석 스피치로 바꿔야 했습니다. 상투적인 축사는 도무지 맞지도 어울리지도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었지요.

일반시민들을 위하여 2천명분의 비빔밥을 준비해서 대접했다는 사실은 놀라움 그 자체 였습니다. 단 몇 명의 손님을 대접하기도 쉽지 않은데 2천명의 시민을 대접하다니, 저는 그만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습니다. 길게 늘어선 시민들의 장사진을 보며 그의 기업이 조그만 식당에 머물지 않고 큰 기업으로 성장한 요인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민과 함께 하며 시민 속에 뿌리내린 시민기업으로 키워보겠다는 기업주의 깊은 뜻, 심상치 않은 비전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쯤에서 저는 이 감동 드라마의 배역을 실명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는 가운데 좋고 새로운 전통이 수립된다고 믿기 때문 입니다.


기업명: 고 궁 5038 주인공 : 박병학 기업주: 박병남


이 드라마를 건전한 노사관계의 전형으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노사 관계로 보기에는 두 분의 관계가 너무 고결하고 아름답습니다 그저 두 분의 아름다운 상생, 행복한 동행이라고 하는 게 가장 옳다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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