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그 곳에서는 그 음식을 먹고 싶다
<월요논단>그 곳에서는 그 음식을 먹고 싶다
  • 관리자
  • 승인 2011.05.1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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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홍 영남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5월은 많은 행사와 그에 따라 휴일도 많이 있다. 올해도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그리고 10일 석가탄신일 등 3일의 공휴일이 있고, 속히 말하는 징검다리 연휴라 길게는 6일이라는 휴가를 즐길 수 있다. 나 역시 연휴를 집에만 있을 수 없는 일이라, 가족들과 함께 어딘가에 가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무엇보다 맛있는 그 고장의 음식을 먹고 오면 좋겠다는 생각에 어디로 가야 할 지 5월에 갈만한 지역축제를 알아보고, 남도에서 열리는 두 지역축제를 우리의 목표로 정하고 출발하여 지역축제가 열리고 있는 행사장을 찾았다. 간만에 가족들과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서 여러 행사를 즐기고 좋은 추억들을 만들었다. 하지만 다른 지역축제 방문에서처럼 이번 여행에서도 아쉬운 것은 그 지역의 향토음식을 맛볼 기회가 많지 않았던 것이다.

대부분의 지역축제 행사장에 도착하자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이 흰 천막 속에서 손님을 끌고 있는 음식점의 모습이다. 일부 음식을 주제로 한 축제가 아닌 곳에서는 이러한 간이식당들은 대부분 행사장에서 전문적으로 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임대하여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지역의 향토음식보다는 전국적으로 일률적으로 비슷한 메뉴들이 제공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방문하는 만큼 누구에게나 어필할 수 있는 음식들을 제공하는 것이 영업을 위해서 어쩔 수 없다 할지라도, 방문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많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대안으로 그 지역에서의 맛 집을 찾아 가서 먹어야 제대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주차장을 한번 나갔다 들어오는 것 또한 만만한 일은 아닐 것이다.

2011년 현재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지역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인정하는 문화관광축제만 해도 함평나비축제 등 46개에 이르고 있으며, 전체적으로는 1172개에 이르고 있다. 5월에만 해도 340개의 축제가 있어 계절의 여왕답게 일 년 중에서 가장 많은 축제가 열리고 있다.

그 동안 많은 지자체에서는 경제성장위주의 정책을 실시하였고, 그 한계상황에 진입하고 있는 오늘날 지역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과 결합된 문화에
의한 가치창출의 필요성이 제기 되었고, 지역사회의 홍보와 마케팅활동 중에서 지역축제는 유용한 방안으로 각 지자체들에게 환영받게 되었다. 한편 지역축제는 도시민들에게는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생활에서 벗어나 색다른 즐거움을 추구하는 현장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지역의 특정 전통, 이미지, 자원 그리고 향토음식은 그 지역의 정체성을 재구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음식을 선택할 때 친숙한 음식을 선택하게 된다. 어떤 지역에 가서 많은 음식 중에서 입소문이나 언론 등에서 노출되어 친숙한 향토음식을 신뢰성을 가지고 선택하게 된다. 특히 향토음식은 그 지역의 특징적인 요소를 잘 반영하고 표현할 수 있으며, 이는 하나의 관광자원으로서 향토음식이 충분한 브랜드 자산 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며, 지역사회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향토음식에 대한 실질적인 관심과 지원은 몇몇 지자체를 제외하고는 법?제도적인 문제, 인식의 부족 등으로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다.

향토음식에 대한 연구들을 보면 대부분 방문객들은 그 지역향토음식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무엇보다 생소한 이름을 가진 향토음식에 대해서는 선호도가 낮게 나타났다. 하지만 그 지역 향토음식에 대한 호기심과 개발의 필요성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의 욕구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향토음식의 개발과 함께 이를 알릴 수 있는 방안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지역축제행사장에서 부터 지역의 자원을 이용한 향토음식을 맛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자체 홍보부스를 개설하고, 임대업체라 할 지 일정정도 향토음식을 메뉴에 포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지역의 향토음식은 지역축제만큼이나 지역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얼굴과 같다. 또한 방문객들에게는 그 지역을 떠올리게 하는 중요한 추억거리이기도 하다. 다음 지역축제에서는 그 고장의 맛있는 얼굴을 보다 쉽게 만나, 많은 추억을 간직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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