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참 아름다운 (사)한국음식업중앙회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월요논단>참 아름다운 (사)한국음식업중앙회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 관리자
  • 승인 2011.06.2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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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문 전주대 문화관광대학 교수
‘나눔과 섬김 운동’ 과 ‘남은음식 제로운동’을 사회공헌 활동의 양대 축으로 삼고 있는 (사)한국음식업중앙회(중앙회장 남상만)가 지난 5월31일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사회공헌백서 발간 기념회’를 열고 사회지도층 인사들과 힘께 사회공헌 동참 선언식을 가졌다. 이를테면 외식기업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선언한 셈인데 기업의 윤리경영 과 친서민, 사회적 공헌요구가 그 어느 때 보다도 거센 요즘이어서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전세대란으로 지칠대로 지친 서민들에게 생활외식품목의 가격앙등은 충격과 탄식 그 자체다. 크게 오른 품목이 하필이면 설렁탕, 냉면, 김치찌개, 된장찌개, 자장면, 짬뽕, 칼국수, 삼겹살 등 서민들의 생활외식품목이어서 이토록 서민들을 주눅들게 하는지... 서민들의 푸념은 드잡이식 엄살이나 몽니가 아니었다. 대표적 생활외식품목 38개의 지난 5월 가격과 1년 전 가격의 대비조사결과를 담은 한국은행과 통계청의 자료가 말해주는 사실인데 (2011.6.6) 이상의 생활형외식품목들 거의 모두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배 이상 훌쩍 뛰어넘었다고 한다.

지난 5월의 설렁탕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8%, 냉면은 8.9%, 김치찌개 백반 7.3%, 된장찌개 백반 7.2% 올랐다. 자장면과 짬뽕은 각각 8.2%, 8.3% 올랐고, 탕수육은 11.4% 급등했다. 이밖에 죽 10.5%, 칼국수 8.1%, 돈가스 8.0%, 햄버거 7.4%, 볶음밥 7.3%, 라면 6.0%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38개 생활외식품목가운데 가장 상승폭이 큰 것은 삼겹살이다. 1년 전에 비해 14.5%나 올랐는데 지난 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1%였음을 고려하면 무려 3배가 넘는 수치다. (포커스, 2011.06.07) 그런데 실제로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물가는 경험법칙상 그보다 훨씬 높고 춥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외식업의 가격인상전략은 보다 섬세하고 신중해야 옳다. 그리고 윤리적이고 도덕적이어야 한다. 외식기업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끄집어내는 이유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이하 ‘노블오블’)란 ‘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뜻한다.(네이버사전) 그러므로 ‘노블오블’은 기업의 도덕적 윤리적 정체성의 골간이요, 기업의 윤리경영 신뢰경영의 근본정신이라고 말할 수 있다. 환경과 여건이 어려울수록 ‘노블오블’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그 존재감이 더욱 뚜렷해지는 이유다.

요즘과 같은 불황에서는 가능한 한 가격을 올리지 않는 것이 ‘노블오블’이다. 고객의 얄팍해진 지갑형편까지 생각하는 ‘배려’의 가격정책이 ‘노블오블’ 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식자재가격의 급등으로 인한 원가부담 때문에 가격인상이 진짜 불가피하다면 ‘탐욕적 인상’이 아니라 ‘희생적 인상’ 이라는 이미지로 소비자의 이해, 동참을 이끌어 내는 게 옳다. 그것 또한 ‘노블오블’ 인데 결과도 중요하지만 절차와 방법도 중요하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외식가격 인상률은 그 인상의 불가피성에도 불구하고 설득력을 얻기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나눔과 섬김의 정신에도 부합되지 않는다. 한 마디로 ‘노블오블’ 정신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오랜 기다림 끝에, 참을 만큼 참은 끝에 배려와 희생의 정신으로 인상하는 외식가격을 ‘노블오블’식의 ‘착한 가격’ 이라고 하고 식자재가격이 올랐다 해서 기다렸다는 듯 서둘러 인상하는 막무가내식 외식가격을 ‘미친 가격’이라고 할 경우, 그 선택의 의사결정은 전적으로 개별 외식기업의 몫이다. 하지만 서민·소비자들의 호감도에서 ‘착한가격’ 보다 앞설 리 없는 ‘미친가격’을 택할 외식기업은 있을 것 같지 않다. 혹여 ‘착한 가격’ 의 당위성과 경쟁력을 모르고 ‘미친가격’을 선호하는 외식기업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알려 주어야 한다.

외식기업의 사회적공헌, ‘노블오블’ 운동을 선언한 (사)한국음식업중앙회가 아름답고 향후행보에 관심과 기대가 큰 이유다. 어쨌든 이은미의 노래 ‘참을만큼 참았어’도 자꾸만 생각나는 이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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