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경시론>음식점이 단명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외경시론>음식점이 단명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 관리자
  • 승인 2011.08.12 1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양사이버대학교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 김영갑
음식점은 타 업종에 비하여 수명주기가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5년 이상 유지하고 있는 음식점의 비율이 동일시기 창업 음식점의 7% 수준이라는 통계가 이를 말해준다.

새롭게 창업한 음식점의 대다수가 2년 이내에 폐업을 하거나 다른 대안이 없어서 어렵게 연명하는 모습이 바로 우리나라 음식점의 현주소이다.

국내에서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 중 약 50% 이상이 음식점 창업을 희망한다. 예비창업자의 상당수가 이토록 창업을 열망하는 대상인 음식점이 왜 단명하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이유는 경영자의 능력 때문일 수도 있고 산업구조상의 문제 또는 사회환경적 측면 등 다양한 원인이 존재할 수 있다.

경영자의 자질은 필자가 자주 다루었던 문제이므로 본고에서는 산업구조적인 측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매출은 정체상태, 비용은 급상승하는 구조적 문제

음식점의 수익은 메뉴의 매출로부터 발생한다. 매출은 고객수에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지출액)를 곱하여 계산하므로 고객수가 일정하다면 음식점의 매출은 객단가에 의해 결정된다. 그럼 객단가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아마도 메뉴의 가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경영자입장에서는 꾸준한 매출의 증가를 위해 노력해야 하므로 가장 손쉬운 방법은 메뉴의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가장 위험한 방법이기도 하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가격인상은 곧 고객의 발길을 돌리게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음식점 경영자는 마케팅을 통해 고객수를 늘리거나 고객들이 높은 단가의 음식을 구매하도록 권유판매 등을 시도한다.

하지만 이 모든 활동이 여의치 않아서 대부분의 음식점의 매출은 창업 후 몇 해가 지나도 제자리걸음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음식점의 이익은 경영주가 삶을 유지하는 원천이다. 그 이익은 매출액에서 비용을 차감하고 남은 금액이다. 이익을 높이려면 매출을 높이거나 비용을 줄여야 한다. 이미 살펴 본 바와 같이 매출의 증대는 가격인상의 어려움과 치열한 경쟁으로 쉽게 한계에 도달한다.

이제 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차례이다. 하지만 그것은 매출을 늘리기 보다 더 어렵다.

음식점의 비용은 크게 3가지 요소로 파악 가능하다. 식재료비, 인건비, 임차료를 포함한 일반관리비이다. 감가상각비는 논외로 하더라도 부가가치세와 신용카드수수료도 무시 못 할 중요한 비용항목이다. 식재료비는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인상된다.

인건비 역시 물가상승률을 상회하게 된다. 2011년 시간당 최저인건비가 지난해 대비 6% 인상되는 것으로 결정된 것이 이를 입증한다. 중기청의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상가임차료 상승률이 55.8%에 달했다고 하는데, 그 이후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매출은 늘리기 어려운 반면, 비용요소들은 끊임없이 증가한다. 음식점의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될 것이 확실시 된다. 창업초기에는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기 위해 6개월에서 1년을 노력한다. 음식점이 도입기를 지나 성장기에 접어들면 어느정도 원하던 이익을 달성하게 된다.

하지만 이내 성숙기에 접어들면 매출은 정체성을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비용은 계속 증가한다. 식재료비, 인건비와 임차료는 어떤 방법으로도 줄이거나 현 수준을 유지하기 힘들다. 결국 3~4년차가 되면 음식점은 초기의 창업시기와 같은 수준의 적자에 직면하게 된다. 결국 리뉴얼을 생각하거나 폐업을 결정해야 한다.

높은 부가가치를 추구할 수 없다면 단명한다

타인의 건물을 임차하여 매년 상승하는 식재료비와 인건비 그리고 임차료를 감당하면서도 소비자 만족을 위해 2~3년 주기로 매장 리뉴얼 할 수 있을 만큼 음식점의 이익은 크지 않다. 매년 비용 상승분만큼의 가격인상을 하면서도 치열한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만큼 음식점 사업이 여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음식점들은 단명한다. 이런 구조적 모순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대비하는 창업과 경영을 하지 않는 한 음식점의 최대 수명은 5년을 넘을 수 없는게 현실이다.

차별화된 메뉴, 최고의 분위기와 서비스로 높은 부가가치를 추구할 수 없는 보통의 음식점 수명주기는 결국 2~3년에 머문다. 우리나라도 업력이 100년 넘은 음식점이 즐비해지는 날이 빨리 올 수 있는 구조적 토대가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