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고객이 원하는 밥상을 차려주세요
<월요논단>고객이 원하는 밥상을 차려주세요
  • 관리자
  • 승인 2011.08.1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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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정기 경기대학교 관광전문대학원 원장
사람마다 먹는 음식의 내용에 대한 차이는 존재할지라도 먹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먹는 것은 절대적이며 필수적이다. 그러나 먹는 것은 우리들의 소화능력의 한계 때문에 어느 정도에 도달하면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소득이 높아지면 먹는 량에는 큰 변화가 없으나 먹는 음식의 질과 종류에 대한 변화가 수반된다. 그리고 소득수준이 정말로 높아지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같은 품질의 식품을 소비하게 된다는 것이다. 만약 음식의 품질과 종류에 대한 차이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소득요인이 아닌 생활방식이나 가치관 등에 의한 개개인의 선호차이에 의한 것이 된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기아 →기아로부터의 해방 → 포식의 단계를 거쳐 질적인 변화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이 질적인 변화의 대표적인 현상이 소비되는 식품의 총량에 대한 변화 없이 나타나는 고급화와 고부가가치화다. 여기서 말하는 식품의 소비량이란 식사에너지의 양(칼로리)을 말한다. 실제로 식품소비가 포식의 단계를 거쳐 질적인 변화기에 도달하게 되면 식사에너지의 양은 거의 변화하지 않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비지출의 증가분은 칼로리 단가(1㎉당 지출액)에 대한 상승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고급화란 식물성에서 동물성으로, 그리고 동일 식품에 대한 품질의 향상으로 설명된다. 마지막으로 고부가가
치화란 식품가공기술의 진보, 중식과 다양한 외식업체의 출현 등과 같은 식(食)의 외부(外部)화 현상을 의미한다.

여기저기에서 먹을거리와 인간, 그리고 자연의 건강에 대한 담론(談論)이 확산되고 있다. 생활수준의 향상과 직. 간접적인 학습경험의 증가로 먹는 것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소득상승과 인구고령화로 인해 삶의 질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 또한 물질주의적인 가치관이 자유, 상태계의 건강, 영적인 경험 등 삶의 질을 결정하는 비경제적인 측면들을 강조하는 물질주의 이후의 가치관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그리고 육체적 . 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영위하려는 사람들의 욕구가 차츰 증가하고 있으며, 영양가와 기호(嗜好)가치보다는 생태학적 측면에 대한 관심이 차츰 증가추세에 있다. 또한 지속성과 환경친화성을 지향하는 생활양식, 생활축소현상의 가시화, 자연귀속에 대한 관심의 고조, 엘리트 소비자 비중의 증가, 참살이(well-being)와 로하스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고, 영양+건강+미용 +환경 =새로운 자연주의 탄생이라는 등식이 보편화되고 있으며, 소비자 감시와 매스미디어의 영향으로 식품안전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고, 식품 안전에 대한 공포의 기류의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와 같은 동인들은 슬로푸드운동과 로컬 푸드의 당위성을 세계적으로 확산시키고 있으며, 환경 친화적인 제품과 식품에 대한 재평가, 홀 푸드 마켓(whole food market) 등을 보편화시키고 있다. 게다가 소비자들은 지역, 향토, 가정식, 천연, 원산지, 약선, 토종, 제철, 정통성(authenticity), 자연의(natural), 원래의(original), 소박한(humble), 손이 덜 간(unrefined), 촌스러운(rustic), 투박한(vulgarity), 소박한(unsophisticated), 거친(coarseness), 껄껄한(harshness) 등의 어휘들을 버무린 소박하고, 투박하고, 질박한 밥상에 갈채(喝采)를 보내고 있다.

그런데 우리들의 먹을거리가 산업화와 세계화과정에서 공간적 맥락(지역성)과 시간적 맥락(자연주기와 계절)을 빠른 속도로 잃어가고 있다. 이같이 지역성과 자연주기와 계절을 상실한 익명성이 극대화된 먹을거리는 생산량의 극대화와 비용의 최소화에만 초점이 맞춰진다. 그들이 생산해 내는 먹을거리는 인간이라는 잡식동물들에게 먹일 사료로 전락하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먹을거리는 인간과 자연을 병들게 하고 있다.

여기저기에서 자연을 밥상에 담으라고 식당에 주문한지가 오래되었다. 인간의 건강과 자연의 건강, 생산자의 권익까지 담은 밥상에는 돈을 더 지불하겠다고 하는데도 식당들은 묵묵부답이다.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음에도, 기회가 오고 있음에도 푸념만 한다. 장사가 안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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