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칼럼>연구의 상대 평가
<식품칼럼>연구의 상대 평가
  • 관리자
  • 승인 2011.09.0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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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규 전주대학교 식품산업연구소장
‘무한 경쟁 시대’

우리가 살고 있는 요즘의 시대를 무한 경쟁의 시대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모든 분야에서 경쟁이 키워드가 되어 가고 있다. 시장에서 기업 간의 경쟁은 물론이고, 학생들 간의 성적 경쟁, 대학 간의 평가 경쟁, 지자체간의 경쟁 등 경쟁의 분야는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다.

경쟁을 통해 보다 나은 것을 골라내고, 경쟁을 통해 발전을 이끌어 내는 등 자원이 한정되어 있는 현재의 환경에서 경쟁은 최선의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고 실제 많은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경쟁이 정부가 지원하는 연구 프로젝트에도 적용이 되고 있다. 물론 지금까지도 정부의 연구 프로젝트 지원은 정부가 지정한 주제를 공고하고 여러 연구자 또는 그룹이 지원을 하여 공개경쟁을 통한 선발 과정을 거치거나 연구자(연구그룹)가 과제를 직접 제안하여 그 제안의 필요성에 대한 평가를 통해 연구 과제를 지원받는 경쟁의 과정을 거쳤다. 정부의 지원을 받기 시작한 연구 과제를 일정한 기간 동안 연구를 수행하게 되고 단기 과제가 아닌 장기 과제는 연구 중간에 연구 과정과 결과를 평가 받고 지속적으로 수행하도록 하였고 연구 기간이 끝난 후 전문가들에게 과제의 결과를 평가하도록 하였다. 분야에 따라 이러한 과정이 다르게 평가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정부의 연구 지원은 연구 인력의 양성과 기술의 발전을 이끄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여기에서 지금까지의 연구의 경쟁을 보면 연구의 시작에 있어서는 연구 과제간의 경쟁이었지만 연구가 시작되면 연구 그 자체의 질을 평가하는 절대적 평가 제도를 통한 경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 정부가 지원하는 연구 과제의 경쟁 제도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정부의 여러 기관에서 지원하고 있는 과제의 선정 평가 경쟁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연구의 결과에 대한 평가에 있어 절대 평가의 기준이 아니라 상대 평가의 기준이 도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대한 상대평가라는 것은 한 기관이 운영하고 있는 전체의 연구 과제나 한 기관의 한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는 연구 과제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연구의 질을 평가하되 하위 순위의 일정 과제는 무조건 탈락을 시키는 제도를 말한다. 즉 연구의 질과 상관없이 하위 순위에 속하게 된 과제는 연구의 지원을 중단하는 제도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모든 것에는 8대 2의 법칙이 있어 하위 20프로는 필요 없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라는 이론이 있다. 이러한 법칙을 적용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연구의 질이 아니라 순위에 의한 하위 과제 탈락이라는 제도가 도입된 것이다.

물론 하나의 기관이나 연구 과제 그룹에서 하위 순위에 속한 과제가 좋은 연구 결과를 내놓을 가능성은 상위 과제에 비해 낮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연구 과제는 그 특성상 똑 같은 과제를 수행해서 경쟁을 통해 제일 좋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거나 미처 발견하지 못한 사실은 찾아내는 탐구의 과정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개별 과제 하나하나가 독립성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과제와의 경쟁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개발 또는 찾아내기 위해 독립적인 경쟁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 과제에 절대적 평가 기준이 아닌 상대적 평가 기준을 도입하는 것은 자칫 좋은 연구 결과를 내놓을 수 있는 과제를 탈락시킬 수 있는 위험성이 존재할 수 있다.

경쟁은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경쟁을 적절한 시스템을 가지고 운영하면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한 경쟁이나 잘못된 경쟁은 경쟁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오히려 기회를 박탈하고 좌절감을 안길 수 있는 부작용도 존재한다.

연구 과제를 평가함에 있어 어떠한 기준을 가지고 평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하지만 경쟁의 논리를 적용하여 평가를 할 경우에는 상대적인 평가를 통한 무조건적 탈락이 아닌 과제의 질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절대적 평가를 통한 효율성을 추구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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